임신 30주차, 뇌실 (일단) 정상, 치루/치핵얘기 (밥먹기전에 보지마세요) 붕숭아주니어

1.
어제 대학병원 예약이 잡혀 다녀와서 30주차 일기를 미리 쓴다.

아마도 내가 밑볼이를 낳게 될, 동네에서 제일 큰 대학병원인데, 처음 가봤다
엄청 크고 좋긴 하더라.

남편 같이 갈수있대서 갔고
정밀초음파를 한시간을 하는데, 테크니션이 좀 초보같았다.
그리고 아기가 머리를 밑으로 자리를 잘 잡아서 얼굴을 못봤다. ㅠㅠ
엄마 자연분만 하라고 도와주는거니..?ㅋㅋㅋ
그러다 얼굴 사진 하나 뽑은거 같은데 안줬음 ;;;

심장, 배, 손가락, 뇌 다 체크하고
의사를 보는줄 몰랐는데 테크니션이 사진확인하고 온다더니 의사가 왔다.

뇌실은 1cm보다 작아야하는데, 내 원래 의사한테서 전달받은 내용은 아기의 왼쪽 뇌실이 딱 1cm였다고.
오늘 여러번 재보니 0.9~0.95cm라서 조금 줄어들긴 했고, 다른 기형이나 감염도 안보이고 해서 전혀 자기는 걱정 안한다고,
완전 정상 소견을 줬다.
그렇지만 뇌는 자랄 시기이기에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점.
4주뒤에 다시 보기로 했다.

일단 마음이 쪼끔은 놓였지만, 여전히 조금은 불안하다.
전체 임신의 0.05%~0.3%에서 발견된다는 뇌실확장이 우리 아가라는게 참..
그것도 남아이거나 머리가 크면 더 흔하다는데, 얘는 여아고 머리크기도 딱 주수에 맞는데..
네이버에선 처음엔 좋은 케이스들만 보이다가 나중 가니 안좋은 케이스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역시 인터넷 검색은 독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발달지연/장애가 제일 걱정인데,
안그래도 언어가 느릴 애를 괜히 잡게 될까 싶어서 걱정...
안그래도 말이 느릴텐데 이걸 괜히 뇌실 때문인가 나중에 되돌아보게 될까봐..
마음 내려놓자.

팔길이는 좀 짧고 (나 닮았네)
다리길이는 좀 길고 (아빠 닮았네)
(이 둘도 모니터에는 길이랑 백분율이랑 크기에 맞는 주수가 뜨는데 테크니션이 그냥 대충 "팔 재는거예요" "다리재는거예요" 해서 눈치코치로 봄 ㅠㅠ 팔길이의 백분율이랑 주수 숫자가 더 작았고, 다리길이의 백분율이랑 주수 숫자가 더 길었다)
머리크기는 30주보다 1주 정도는 컸던거 같은데 백분율이 49%?였던거같다. 평균크기랬다.
손가락 다섯개 잘 있고
발을 왜 안보여줬는지 모르겠는데 발은 못봤다. 
몸무게는 지난주에 1.295kg이었는데 1.610kg으로 훅 늘었...
엄마 적당히 먹으란거지..?ㅋㅋㅋㅋㅋ

어쨌든, 일단은 정상이다. 
아기를 믿고 마음 내려놔야지.

2.
이제 내몸이 내몸이 아닌거같은게,
좀만 빨리 걷거나 서서 무슨일을 하면 힘들고
배뭉침이 쉽게 온다.
금방 풀리긴 하는데 배뭉침이 이렇게 쉽게 오다니 ...ㅠ

그리고 일찍 자도 졸리고 피곤하다..ㅠ

3.
어제 있던 충격적인 일..
임산부 변비가 흔한건 잘 알고있었다
그리고 몇번 썼듯이 나는 원래도 화장실을 (대소변 다) 잘 안가는 사람이다
심지어 물을 하루에 1.5리터씩 마시는데도 소변 두번? 누고 마는..
방광이 엄청 둔해서 오줌이 꽉 차도 모르는 수준이라고.
임신해서도 자다깨서 화장실 간 적이 며칠 없고 지금도 하루 4번? 가는듯.
심지어 지금은 밤에 자기전에 목말라서 물 300ml정도씩 마시고 자는데도 한번도 깨서 화장실 간적이 없다. 
대변도 한 2-3일에 한번?

거기다 대변을 산전비타민을 철분 함량 높은걸로 바꾸면서 더 안가기 시작해서,
거의 4-5일에 한번 가는거같은데...
그나마 다행인건 변의가 없고 좀 오래 앉아있긴 하고 가끔 피가 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막 미친듯이 힘을 줘야하거나 변비로 괴롭다는 생각은 한적 없다.

근데 어제.. 한 4일만에 간거같은데
어제는 정말 오래걸렸고 변의가 강한데 안나와서 힘을 열심히 줘야했다
그리고 물이 안내려갈정도로 단단했.... ㅠㅠ;
피는 아주 쬐꼼 났다

근데........ 샤워하는데.............
...................
뭐가 튀어나왔길래 손가락으로 밀었더니.. 들어가진다.........................
너무 충격받음
이것이 그 유명한 치루/치핵인가...........
다행히 아프거나 가렵진 않은데..........

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정말 안해야지)
여러개가 나올수도 있다고(!!!!!!??????????????)
한번 생기면 그냥 계속 생기는거고
치질로 발전되서 수술하면 진짜 애낳는거보다 더 괴롭다고 (??????????!!!!!!!!!!!!!!!!!)
이게 무슨일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슬프다...........

답은 좌욕뿐이래서 좌욕 열심히 하려는데
너무 무섭다..
애낳는거보다 더 무서워짐...........
유산균을 더 센걸로 바꾸고.. 좌욕 열심히 해야지... 
무섭다...........ㅠㅠㅠㅠㅠㅠ

4.
2번에도 썼듯 몸이 많이 무거워진걸 느낀다.
좀만 허리를 굽혀도 아프고, 회사에 앉아있다 일어나거나, 발걸음을 내딛을때 으억! 하고 허리와 다리가 아픈 느낌.
손가락 관절 아픔도 심해져가고.

아침에 일어나면 손발 부음이 심해진걸 느낀다.

몸무게는 70키로 넘은거같.. 임신 전 몸무게가 57키로였으니 30주차에 벌써 14키로가 쪘다라....ㅠ;
추석 페탐하는데 안그래도 아침이라 더 부었는데 엄마아빠할머니가 왜케 살쪘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빠는 진짜 놀래서 첫마디가 "왜케 살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췟
다 아빠 손녀때문이라우 ㅋㅋㅋ

일요일에 1시간 걸어봤는데, 다음날부터 허리가 많이 아프다.ㅠㅠㅋㅋ
대체 만보 걷기는 어떻게 하는거지.. 1시간 걸어도 만보가 안되던데.

좌욕은 열심히 하고있는데, 생각해보니 지금도 한 3일을 안갔다.
친절한 이글루 이웃분들이 댓글로 주신 약과 연고를 사서 약을 먹기 시작했으니, 좀 괜찮길 바라며..

내일이면 31주, 이제 남은 주수가 한자리수라니.
시간이 느리면서도 빨리 가는 느낌이다.

주 양육자, 시간의 유한성 붕숭아주니어

1.
주말에 한국분들이랑 모임이 있어서 갔다
대부분 미혼이고 한분만 딸이 있으신데, 이분도 한국인 와이프 미국인 남편이고 아가가 8-9개월때 보고 처음 보는 듯.
엄청 컸다, 벌써 27개월?
애바애가 너무 신기했던게
우리 조카는 30개월?인데 같은 여자앤데도 뛰어다니기 좋아하고 처음엔 낯 엄청 가리는데
이 아기는 너무너무너무 얌전하고 낯을 1도 안가린다
막 먼저 와서 손잡고 어디 가자하고 처음보는 이모 무릎에 20분씩 미동도 없이 앉아있고 ㅋㅋ
애기 어머니는 애기가 너무 얌전해서 걱정이라 하셨는데
나는 우리 조카 얘기하면서 이게 좋은거라고 ㅋㅋㅋ 우리애기도 이렇게 얌전하길 바랬다..ㅋㅋㅋㅋ

2.
원래 이중언어 - 특히 부모가 각각 다른 언어를 쓰면 - 아가들은 말문이 늦게 트인다고 한다.
그것도 여자애들이 그나마 좀 더 빨리 트이는 편이라고 하는데,
좋고 나쁨의 비교는 절대 아닌데 생각해보면 우리 조카는 영어 하나만 쓰니까 말을 꽤 잘하는데,
이 아가는 아직 말문이 안트였다.
그래도 우리가 영어든 한국어든 단어 가르쳐주면 곧잘 따라는 하는데,
대부분의 대화가 의미를 모르겠는 옹알이.
아기가 말이 늦는건 걱정되거나 나쁜게 아닌데, 내가 걱정한건, 
저 집도 한국인 엄마가 주 양육자에 데이케어 안가는데도 27개월에 한국어가 안트인거면,
도대체 내가 얼마나 오래 아이를 봐야 한국어를 할수있는가였다.

아직 아기를 낳지도 않았지만,
데이케어는 당연 영어만 쓸거니까, 영어에만 더 많이 노출되겠지 라는 생각에
1년 정도는 내가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었다
근데 이건 뭐 1년으론 택도 안되겠는데....

물론, 내가 애초에 너무 쉽게 생각한거같다.ㅋㅋ
어차피 아이들 말문이 트이는건 12개월은 족히 넘어야하는데,
너무나 통 크게 1년만 쉬겠다고 생각했다.

3.
그래서 잠깐 생각했다.
우리같은 한국-미국 커플들의 아이들을 데리고 가정유치원을 해보는건 어떨까?
그러나 1) 우리집은 동물이 너무나 많으며 2) 나는 아직 내 애도 안키워봤고 3) 한국엄마들은 무섭고 4) 내 애도 안키워봤는데 남의 애들까지 봐주긴 너무나 힘들것이다..ㅋㅋㅋ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내 꿈이 아니라는거다.
그렇게 엄마 등골 빼먹고 유학하고 학위 몇개씩 따놓고
결국 다른 방향으로 가고 싶은걸까..?

4.
물론 내 지금 직업도 내 학위들과 거의 상관이 없다.
그렇지만 안정적이고, 베네핏이 너무 좋으며, 야근 출장 1도 없고, 너무나 자애로우신 매니저님 덕에, 애 키우기엔 너무나 좋다.
그리고, 내가 더 큰데로 이직하고 노력해봐야, 결국 이방인 여성으로서 어디까지 올라갈수 있을까 싶다.

그렇지만, 경제권 없이, 남편 혼자에게만 기대서
애들만 챙기고 나는 안챙기다가 결국 밑볼엄마 로만 남고 싶진 않다.
(그렇다고 전업주부로 평생 사신분들을 비하하는건 절대 아니다 - 집안일+육아가 얼마나 힘든데.. 리스펙트)

5.
글을 쓰다보니 정리가 좀 더 되네.
결국 내가 원하는건
1) 안정적이고
2) 복지 좋고
3) 돈 많이 주고
4) 애기가 한국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내가 케어가 가능할 정도로 여유로운 = 여유로운 재택 혹은 회사에 애를 데려가도 되는
그런 모든 엄마가 원하는 직업이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직업을 재택으로 하면 너무 좋을텐데.

6.
결국 이건 다 내 욕심이다
어차피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쓸 일이 없는 애를
단지 자신의 뿌리를 알면 좋겠다는 바람과 외할머니할아버지랑 말이 통했음 좋겠다는 내 욕심.
양쪽 부모가 한국어를 쓰고 어릴땐 한국어만 쓰다가도 
학교 가기 시작하면 한국어 다 까먹고 영어만 쓰게 되는게 흔한데
(그리고 이건 절대 부모의 잘못이 아니다. 애들은 그냥 자기가 편하고 더 많이 노출되는 언어를 쓸 뿐.)
나 혼자만 한국어를 3년간 써준다 해도 pre-k 들어가면 한국어 다 까먹고 영어만 하게 될텐데
결국 그냥 다 내 욕심이겠지..

7.
내가 갔던 모임의 특성도 있고, 어쨌든 결혼출산이 늦어지는 추세라 모임의 거의 80%가 아직 미혼에 싱글인데
그 중 나보다 나이 많은 분들이 얘기하시길,
자기들은 지금 연애 시작해서 결혼 1년만에 하고 애기 낳아도 40이라고,
놀아줄 체력도 없을거고 거기다 애가 대학원이라도 간다하면 자기들 나이 70 80까지 서포트해야하는거 아니냐고
그런 얘기들을 하시는데 시간의 유한성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결혼은 인륜지대사인데 아무나 붙잡고 할수도 없고,
연애 기간도 적당히 있어야하고,
근데 시대가 바뀌면서 다들 하고싶은 일은 많아지고,
결혼과 출산은 아무래도 하고싶은 일에 족쇄를 묶이는거고,
근데 사람의 나이와 출산엔 한계가 있기에 언제까지 미룰수도 없고..

오늘도 생각한다,
결국 한 8살?까지만 귀엽고 말거고 나머진 내 인생의 책임과 족쇄가 될 자식인데
왜 인간은 그렇게 번식을 하고 싶은 욕망이 있을까.
참 신기하다.

남편과 나의 차이 가감없는 결혼생활

1.
기억하세요 여러분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인것을
그래서 제가 아무리 징얼징얼거리며 글을 올려도 대부분 다음날이면 화해한다는것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그래도 이번 싸움이 제일 오래 가긴 한듯.
그래봐야 24시간이지만....;;

하루종일 연락도 안하고 집에 와보니
청소 싹 다 해놓고
집 고치고 있는것들 다 고치고 정리 해놓고
저녁하겠다고 장도 봐왔고
거기서 1차로 화가 쪼꼼 풀어짐.

그냥저냥 대충 대화 하다가
어색한 분위기로 저녁까지 먹고
대화했는데

내가 너한테 너무 많이 해주는거같다고,
더이상 내 시간 들여서 희생 안하겠다니까
그걸 이해를 못하는거같았다.
남편은 시간을 희생하든 말든 사랑해서 하는 행동들 아니냐고
그게 왜 나에게 희생으로 간주되냐고, 
우린 가족이고 부부인데 그런걸 따져야하는거냐고
그럼 자기는 해준게 1도 없냐고 
어떻게 그렇게 심한 말들을 (문자로 쏴붙였었음) 할수있냐고

서로 이해못하고 되풀이하길래 그냥 여기서 얘기 끝내고
그냥저냥 화해해버렸다(?)

이래서 칼로 물베기여...

3.
그리고 어제 강아지 산책하는데 남편 왈:
자기는 싸울때 나한테 너무 상처주는 말을 많이 해..ㅠㅠ 나는 싸울때도 자기를 사랑한다는걸 기억해주면 안될까?

그게 나랑 남편의 차이다
남편은 당황하거나 피곤할때 감정컨트롤이 1초 안될때가 있어도
나한테 상처주는 말을 한다던지 과거의 일을 가져오진 않는다
나는 화가나면 사랑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일단 내가 잘한거, 내가 너때문에 포기한거 부터 생각하며 상처준다.

결국 존중과 사랑의 문제인데, 나는 내 성격을 누르는 날이 언제 올까...

4.
총각파티에 잘 다녀온 남편은
내가 싸울때 문자로 "넌 내가 해주는게 아무것도 안감사하지" 하고 쏴붙인거때문에
어제 하루 죙일 내 꽁무니 따라다니며 칭찬에 칭찬에 칭찬
이거해줘서 고마워 저거해줘서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이런 남편 없다, 잘하자.


사랑과 전쟁 2 가감없는 결혼생활

드디어 결혼생활 카테고리를 만들었다.ㅋㅋ

1.
어휴 이번주는 뭐 매일 글쓰네.
난 무소식이 희소식인 사람이라, 이글루에 글을 쓴다는건 자랑, 분노, 혹은 정보글 이 세개가 다라 ㅋㅋ
글을 쓴다는건 보통 무슨 일이 있다는 뜻인데 이번주 참 다사다난하네.

2.
주말에 시댁에서 있던 사건으로 인해 나는 남편한테 평소보다 더 엄청 잘해줬다
그의 자존심이 상했을것도 걱정됐고, 가족 사이에서 그의 위치도 걱정되었고, 안쓰럽기도 했고,
한편으론 그의 성숙한 태도에 콩깍지가 또 껴서 너무 멋있어보여서.
그냥 마음 더 쓰고 더 잘해주고 그랬는데.

3.
어제 그 힘든 일들 이후 출근 했다가 퇴근했는데
남편은 수업 다녀와서 집에서 다음 수업 준비하며 있었는데
내가 막 쫑알쫑알 얘기하면 뭔가 귀찮아하는 눈치.
좀 섭섭했지만 한번 참고 위층 올라가서 따로 쉬다가
저녁 뭐먹을지 고르자고 불렀다
되게 귀찮아하면서 올라오더니 자려는듯이 누워서 눈감고 그냥 쉼.
그래서 우리 뭐먹어? 잘거야? 저녁 뭐먹고싶어? 하고 물어보니까 또 귀찮아하는 눈치.

그때부턴 나도 서운해져서 왜 나랑 안놀아주냐고, 나 오늘 힘들었는데 좀 챙겨주면 안되냐니까 갑자기
"아 뭐 어쩌라고!" 하고 소리를 빽 지른다.
거기서 터져서 나도 서운해서 내가 뭘 어쨌다고 나한테만 그러냐고 막 또 울다가 나가라그러니까
아무말도 안하다가 "화내서 미안해" 하고 나갔는데 진짜진짜 너무 서럽고
내가 이번주 얼마나 지 신경써줬는데 오늘같은날 내가 힘들때 옆에 있지도 않았으면서 짜증이나 내니까 너무 서러워서
문자로 또 쏘아붙였다
남편이 주말에 총각파티 가는데 (결혼 다 하고 애도 생겼는데 총각파티..ㅋㅋ) 돌아올때까지 너 보고싶지도 얘기하고싶지도 않으니까 잠도 알아서 밑에서 자라고
나도 솔직히 너한테 짜증내고 싶은 순간도 몇번 있었지만 이번주에 너가 너무 힘들었을까봐 참았는데 넌 오늘 내가 개같은 하루를 보냈는데 이거 하나 못참냐고 이기적이라고
오늘같은날은 좀 니가 저녁 할수도 있는거고 아님 나 기분전환하라고 데리고 나갈수도 있는건데 그런것도 안하고 저녁 고르는것마저 짜증내고있냐고
(집안일에 있어 남편이 청소, 빨래, 동물들 관리, 설거지 다 하고 나는 요리만 하는 편. 임신 전부터 그랬다)
내가 너때문에 희생하고 참는게 얼마나 많은데 이젠 안할거고 니 혼자 챙겨먹고 살라고 난 신경안쓸거라고
남편은 당연히 내가 자기한테 얼마나 잘 해주고 노력하는지 안다고 미안하다고 했지만 난 안받아줬다

2시간 뒤쯤 남편이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사와서 먹으랬는데 난 내가 지금 음식하나로 화가 풀리게 생겼나 기가 차서 꺼지라하고
그냥 혼자 잤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남편은 소파에서 잤고 내가 아침 먹으니까 깨서 자기가 점심 사놨다고
그래서 나한테 말걸지말라하고 출근.

4.
남편에게 너무 서운하다.
근데 내가 이렇게 만든걸까 싶다.
생각해보면, 남편은 어린애가 아닌데, 나는 항상 너무 남편을 어린애처럼 대한거같다.
남편 뿐만이 아니라 전남친들도 다.
안해도되는 불편함과 내 시간까지 감수해가며 그들이 할수있는걸 굳이 내가 챙겨주는
그런 일들이 너무 많았던거같다.
근데, 적어도 남편은 그런 내 행동들을 감사할줄 안다고 생각했다. 
다르다고 생각했다.

5.
그리고 다른건 맞다.
남편이 나한테 얼마나 잘 해주는지도 알고, 노력하는지도 안다.
근데, 내가 너무 많이 해준다.

인간관계에서도 똑같다.
나는 남에게 도움이나 뭘 받는걸 정말 싫어한다. 이유없이 선물 받는것도 안좋아하고 혹시나 뭘 받게되면 꼭 갚는다.
저번에 한 친한언니가 아무렇지않게 나한테 뭘 부탁하고, 다른 사람에게 내가 이정도는 부탁해도 된다라고 얘기하는데
신기했다
그렇게 받는걸 싫어하는 대신 나는 퍼주는걸 너무 좋아해서 쓸데없이 내시간 들여 아무 대가없이 남들 돕고 해주고 이런걸 좋아한다
근데, 그만큼 그사람이 나한테 해주는걸 원하는건 전혀 없고 그냥 사이좋게 지내기만 원하는데,
뭔가 작은 일 하나가 서운해지면 그때 떠오르는거다. "내가 너한테 이런이런걸 해줬는데 니가 감히?" 라며 이때까지 내가 해준걸 생각한다.
상대방이 요구하지도 않고, 내가 원해서 했던 행동들인데 말이다.

6.
아주 대표적인 자존감 낮음의 증상들이지.
작은 부탁이라도 했다가 약해보일까봐, 혹시나 사이가 틀어질까봐 부탁하는걸 극도로 싫어하지만
상대방이 날 미워하지 않게 하기 위해 그사람이 부탁하지도 않아도 도와주고
생색은 절대 안내려고 하지만 마음속엔 차곡차곡 쌓아놨다가 이걸 무기로 쓰는.

7.
결국 이건 부부사이에서도 폭탄이 되어 돌아온다
남편이 서운하게 할때마다 제일 처음 내가 드는 생각은 "내가 이때까지 너한테 얼마나 많은걸 해줬는데?" 라며 금전적/시간적 단위로 환산하고 비교한다
그리고 갓 박사를 졸업한 남편은, 당연히 금전적으로 비교하면 내가 해준게 훨씬 많다.
시간적으론 남편이 해준게 더 많다는걸 인정하면서도, 나는 서운해지면 내가 해준거만 생각이 난다.

예전의 남편은 "내가 당신을 서운하게 한건 맞다 쳐도, 당신은 정말 내가 당신을 위해 노력한 다른것들은 생각 안나?" 라고 했었다
그리고 연인/부부사이 싸움에서도 과거의 일은 가져오지 말아야하고, 화가 났을땐 좋은 모습들을 더 곱씹어보라 하는것도 안다

이럴때마다 나는 내가 계산적이 아닌척 하려면서도 오히려 제일 계산적인거 아닐까 싶다
상대방이 원하지도 않는 선물들을 안겨줘놓고 나혼자 "응 얘한텐 $$만큼 해줬지 근데 니가 감히 나한테 이런식으로 반응해?" 하고 혼자 기록해놨다 그걸로 공격하는.

8.
그리고 이 성격의 문제는,
혼자서 막 달린다. 혼자서 막 원하지도 않는 배려와 선물을 주다가..
한번 삐끗하면 혼자 식어버린다.
정이 뚝 떨어진다는 의미.

지금도 그런 기분.
남편에게 정이 뚝 떨어지고 보고싶지도 얘기하고싶지도 않고,
더이상 내가 그를 위한 노력을 하고 싶지 않다.
사랑하고싶지도 않다.

그리고 그가 혼자 할수 있는 일이면 앞으론 웬만하면 개입하지 않을 셈이다.
어린애가 아닌 남편으로 대해야지.

9.
여전히 너무 밉고 서운하다.
근데 가족이잖아.
연인처럼 그냥 며칠 몇주 얼굴 안보거나 헤어질수있는게 아니잖아.
그리고 뭐 바람피거나 범죄를 저지른것도 아니고.

앞으로 아기 낳으면 더 힘들텐데, 
더 강해져야하는데,
마음이 너무 힘들다.

10.
근데 우리 정도면 되게 평탄한 결혼생활인데
도대체 안맞는 결혼생활은 어떻게 유지되는건지... 대단하다.


+)
블로그를 꾸준히 해온게 다행인 점: 싸우거나 화가 났을때 연애 초반에 내가 써놓은 글들을 볼수있다.ㅋㅋ
그때도 정말 말 많았네 나..
그리고 그때도 너무너무 불안해했고.
그랬는데 이젠 결혼해서 애까지 생기다니. 재밌네.ㅋㅋ
근데 초반에 참 스윗하고 귀여웠다 우리.ㅎ

물론 우리 둘다 많이 변했다.
물론 누굴 만나도 그렇지만, 처음엔 참 밖에서 데이트도 많이하고 서로 농담도 많이하고 섹스도 많이하고.ㅋㅋ
내가 더 많이 변했다. 남편을 여전히 사랑..하지만 약간 내 사랑은 동지애가 더 가득한, 전우애 느낌인데 남편은 여전히 뜬금없이 닭살멘트 내뱉는것도 잘 하고, 날 여자로 보는 표현들을 나보단 많이 한다.

확실히 아기가 생기면서 스킨쉽이 줄었고 (배가 나오니 누워서 안기는것도 힘들고, 태반 때문에 섹스도 완전금지였다)
나도 내가 여자로서의 매력을 잃어가는거같아 자신감도 잃어가고.
여자 와 애엄마 를 구분 안지으려하는데, 정작 나도 그러고있네.

기분이 그냥 몽글몽글 우울우울.


임신 29주 대환장파티, 뇌실확장, 임당검사 결과 붕숭아주니어

1.
오늘 병원을 다녀왔기 때문에 29주차 일기는 매우 일찍 써야겠다.
증상들은 다음주에 업데이트 하기로.

2.
대환장파티의 시작은 일단 전글에 쓴 시댁에서의 일이 아직도 나를 괴롭히고 있었고
엄마아빠가 한국에서 보낸 애기용품을 우리가 토요일에 집에 없었어서 못받았는데
내가 화요일에 우체국에 가지러가겠다고 시스템에 요청하고 우체국에 갔는데 
내가 재배달 요청을 해서 배달 나갔댄다. 
아니 난 픽업요청을 했는데, 이메일 컨펌도 분명 받았는데.
그럼 뭐 집에 와있겠지 하고 왔는데, 우체부가 쪽지를 남겨놨다.
"픽업해야할 택배가 없음. 9/9 반송 예정" ????????????????????
님이 뭘 왜 픽업하죠????????
그래서 저 우체국으로 전화를 하려니 없는 번호란다;; 우체국 홈페이지에 쓰여있는 번호인데.. 대환장.
그래서 800 대표번호로 전화하니 뭔가 착오가 심하게 있던거같은데 일단 토요일 이후로 택배가 스캔된적이 없어서 차에 있는건지 우체국에 있는건지 모르겠다고.. 
여기서부터 패닉.
일단 내가 아침에 다시 가서 픽업할테니 우체국에 갖고있게만 해달라했다.
그사람은 최선을 다해본댔다(?)

3.
그러고 오늘, 병원에 왔는데,
또 오늘도 초음파 예약이 안됐대.......
벌써 두번째임.
오늘은 태반 때문에 초음파를 꼭 봐야하고, 나도 애기가 얼마나 컸을지 설레서 왔는데 또 초음파 안한다니 빡침.
미안하다고 빨리 봐줄수있는지 보겠다더니 다행히 봐줄수있어서 들어갔다.

진짜 많이 컸다..
몸무게가 벌써 1.3키로.. 근데 이게 백분율로 39%랬다.
머리둘레 팔길이 다리길이 다 정상이자 평균이라 그랬고
딸인것도 확인.ㅋㅋㅋ 정말 100% 딸이다 이제.
그리고 진짜 진심 코가 너무 너무 너무 높다.ㅋㅋㅋㅋㅋㅋ
사실 눈은 남편 눈 닮고 코는 내 코 닮길 바랬는데
(남편 코가 여자코가 되기엔 너무 크다 ㅋㅋ 나는 코가 얼굴에서 제일 자신있는편)
남편 코 닮은듯...
눈도 남편 눈 같다;; 정면 사진 하나 건졌는데 얘 눈 왜케 커;;;
그냥 벌써 너무 예쁘다 고슴도치 예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여기까진 다 좋았는데...
초음파 봐주는 사람도 아 너무 좋다고 다 평균이라고 그랬는데..
RN이랑 만나는데 (의사를 볼때도 있고 RN = 좀 높은 간호사 를 볼때도 있는데 초중기에는 RN을 더 자주 보고 후기로 갈수록 의사를 더 자주 보는듯)
애기 왼쪽 뇌실이 아주 조금 확장되어있다고... (one of the baby's left brain ventricles is mildly enlarged)
정말 조금이라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고 더 지켜봐야해서, 대학병원으로 정밀초음파 잡아줄테니 그쪽에서 연락오는걸 기다리랬다.

활자중독자 답게 나는 심심하면 내 임신주차에 맞는 블로그 일상글이나 미국 분만 후기를 읽는데
그 중 뇌실확장에 관한건 한번 읽은거같다.
몇주 지나서 다행히 자연히 나아졌다는 내용의 글.
근데 그 뇌실확장이 우리 밑볼이라니...

물론, 더 심한 문제가 있는것도 아니고, 정말 평온하고 감사한 임신기간을 보낸건데
사람 마음이 참 그렇다
이런 쪼그마한 문제에도 마음이 덜컥 하면서 내가 콜라를 너무 많이 마셨나 너무 몸관리를 안했나 싶고.. 이게 엄마마음인가 싶었다.
근데 그러면서도 지금 탄산이 너무 마시고싶...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가 참 나쁘다 아가야.

5.
여기까지도 어떻게 버틸만 했는데
내 임당검사 결과 없냐니까 자기들도 없댄다.
검사소에 전화해보겠다고 하더니 나한테 전화와서 하는말: 걔네는 너 지난주 체크인 한 기록도 없고 아무런 기록도 없다는데?
??? 그럼 내가 지금 거짓말하는거냐고 이게 무슨일이냐고 나 다시해야하냐고
뭐랄까 지푸라기 하나 잡고 견디다가 갑자기 여기서 뚝 끊어진 느낌
너무 당황스럽고 화나고 짜증나고 모든게 한꺼번에 밀려오는 느낌?

검사소에 나도 다시 전화했더니 자기들은 검사하고 결과만 돌리고 기록은 중앙본부로 보내니까 거기로 전화하라고
그래서 거기로 전화해서 한참을 붙들고 씨름하는데 똑같은 얘기. 
기록이 없다,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다, 그럼 채취한 피는 다 버렸을거같은데..
나는 막 짜증나서 울고있고...
그러다 갑자기 이사람이 "혹시...... 다른 이름은 없어?" 해서 "그럼 내 결혼 전 성으로 찾아볼래?" 하니까.. 나왔다.
와 진짜 십년감수.. 
이 산부인과를 다니면서 한번도 내 결혼 전 성을 쓴적이 없는데, 왜인지 아무도 모르지만 결과는 하루만에 나왔는데 그게 내 결혼전 성 밑으로 들어가있었다고........
그리고 그 친절한 사람이 내 결과를 바로 이메일로 쏴줬다.ㅠㅠ

결과는 임당 통과!
이렇게 나왔는데,
한국은 혈당 140 이하여야하는걸로 알고있는데 여긴 꽤 인터벌을 높게 주네..?
그래서 
공복혈당 78 (정상범위 65-91)
1시간 뒤 혈당 151 (정상범위 65-179)
2시간 뒤 혈당 150 (정상범위 65-152)
통과 받았다.
2시간 뒤 혈당이 간당간당하게 패스인거 같아서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데, 메세지 와서 정상이란다;;
그럼 괜찮은거겠지뭐.
헤모글로빈 (빈혈)도 정상범위가 11.1-15.9인데 12.1 나와서 패스인거같다.
이제 쌀밥이랑 국수 맘놓고 먹어야지.ㅋㅋ

6.
남편이 수업중이었는데 이 일들이 다 해결될때쯤 끝나서 전화해서 울면서 징징대고 
너무너무 스트레스받아서 반차내버리고 ㅋㅋㅋ
우체국 가서 택배 받아오고
집와서 좀 쉬다가 다시 출근했다는 스토리.

남편도 그사이에 뇌실확장에 대해 찾아봤는데 큰 문제 아니라고 걱정말랬다.
나도 괜찮을거라 생각한다. 믿는다.
다 괜찮을거야.

7.
이번 주의 증상들:
손가락 마디마디와 발가락 마디마디가 자고 일어나면 아프다.
임신출산육아대백과에서 이걸 무슨 증상이라 했는데 뭐 신경이 눌리며 마비가 오는거랬나;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는데 손발가락을 오므렸다 펴면 아프다

잠자는게 더더욱 힘들어졌다
자다 어깨가 아파서 깬다 ㅠㅠ
근데 돌아누우려면 임산부베개를 다시 베야해서 또 자리 잡아야하고
그래서 잠을 깊게 못잔다 으엉 ㅠㅠ
똑바로 누우면 숨쉬기가 힘든데 너무 졸리면 이러고 잠이 들긴 든다
이러다 숨막혀 죽는건 아니겠짘ㅋㅋㅋㅋㅋ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느낌
그리고 좀만 힘들면 배가 뭉치기 시작.
약간의 입덧 증상도 쪼끔씩 돌아오는거같다.

태동이 좀 덜해진거같아 걱정했는데 특정 시간대에 매우 활발해서 (특히 자기전 ㅂㄷㅂㄷ)
별 걱정 안하려고한다.
엊그제는 자다가 갑자기 아랫배를 뻥! 차는 바람에 놀래서 깸.ㅋㅋㅋㅋㅋㅋㅋ

분비물이 점점더 많아지는거같다.
라이너를 탈출하는(!) 애들도 많고 (?)
샤워하고 나왔는데 그사이에 다리에 뚝 떨어졌...
이러다 양수가 터지는거겠지..

내일이면 벌써 30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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