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간의 단상 연애

생각보다 괜찮은 주말을 보냈다
일단 숙제가 너무나 밀렸고.... 잠도 너무 밀렸고..........
사실 숙제보다 잠을 더.. 이번 주말 동안 한 30시간 잔거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이 또 헐었다.... 구순포진 다 낫지도 않았는데 ㅠㅠㅠ이씽

나는 귀가 꽤 얇은 편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집이 셀 때는 진짜 센데, 줏대없기도 하다
근데 귀가 얇은것의 장점은 남의 말도 잘 듣는다는거?ㅋㅋㅋ
그래서 마음이 막막 불안하다가도 조언을 듣거나 읽으면 마음이 꽤 편해진다
아마 상담가들한텐 나같은 타입이 제일 쉬울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나에겐 개인 상담 선생님도 있다
그래서 그분께도 내 불안감을 얘기드렸더니 그냥 J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고
너무 가지려 하지 말고 흐르는듯이 두라고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오면 들어왔구나 하고 생각의 전환을 하라고

그리고 해답은 공부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공부에 매진하니 시간도 빨리가고 잡생각도 없고
근데 진짜 궁금한게 내가 정말 멍청한건가
아무리 다른 강의들 듣고 다른 자료들 읽어도 모르겠어... 알고리듬 너무 어렵다.ㅠ
내가 정말 멍청한걸까...
그래도 어떻게든 버텨내고싶은데 ..ㅠ

아무튼 J는 금요일 퇴근하고 바로 본가로 갈줄알았는데
집 가서 한 2시간 낮잠자고 저녁 8시쯤? 출발한다고 나한테 연락왔다
그러곤 12시쯤 도착했다고 잘자라고 했고

토요일밤에 내가 악몽을 꿔서 새벽 5시에 악몽꿨다고 문자 보내놨더니
답장이 "무슨 악몽? 전부다 당근으로 된 밥먹는 꿈 꿨어?" 이러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야채가 당근이다
오이도 싫어하지만 오이는 생으로 된거 빼곤 다 먹는다 오이소박이, 피클 등등
근데 당근은 진짜... 그 특유의 향이 너무 싫다
근데 목요일에 갈비찜 해주면서 넣을 야채가 너무 없어 당근을 넣었고
남은걸 금요일 점심에 갖고오며 당근을 다먹었거든..버리긴 아까워서
내 2n년생 살며 먹은 당근의 양보다 금요일 점심에 먹은 양이 더 많았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얘길 금요일에 했었는데 기억해서는 그런 악몽꿨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지금 J가 나를 부르는 애칭은 당근이다 carrot
나는 J를 콜리플라워라고 부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J가 제일 싫어하는 야채가 콜리플라워랬다
이유는.. 단순히 야채가 색이 없이 흰색이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먹어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J는 백인이고 머리도 진짜 puffy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너는 콜리플라워야 하고 서로 good morning carrot, good morning cauliflower 이러고있는중 ^^;
지금의 J는 머리를 꽤 짧게 하고 다니는데 그래도 만지면 머리숱도 많고 폭신폭신하다 본인도 머리를 자기 신체부위중 제일 자신있다하고 나도 좋아해 
물론 다 좋지 속눈썹도 너무길고 얼굴도 작고 코도 크고 입술도 작고 다좋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리가 폭신폭신한게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이대로 머리 길면 Jew-fro (Jew-afro, 유대인인데 아프로머리)가 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어릴때 사진 보면 진짜 머리가 아프로머리다 ㅋㅋㅋ 너무귀여워

아무튼 그러더니 여동생이랑 올림픽본대서
ㅇㅇ재밌게 놀으라하고
나는 내할일 했다
거의 하루종일 먹고자고공부하고 먹고자고 한듯... 공부는 요맨큼 하고

저녁에 형 생일파티 가서는 당근사진 찍어서 보내면서
"우리형네가 너 제일 좋아하는걸 준비해놨네^^" 이러길래 "고오맙다 너덕분에 악몽꿀듯" 
당근 시러 진짜....아오
밤12시쯤 내가 자러간다고 문자했고

다음날인 일요일 아침 good morning carrot 이래 ㅋㅋㅋㅋㅋㅋㅋ
언제오냐니까 여동생이랑 브런치먹고 12시쯤 출발한대서
아그럼 너 피곤할테니 내가 저녁 사놓거나 해놓을게 하니까 "괜찮은 생각이야" 하더니 
12시쯤 출발했다고, 도착해서 뭐 시켜먹자더니 1시반쯤 문자가 온다
"Hey! (어느순간부터 자꾸 hey라고 보내 이씽) 나 근데 오늘 일해야할거같아, 본가에서 하나도 안했거든 알다시피"
그래서 나는 너무쿨하게 "그랭그럼 저녁챙겨먹어" 라고 보냈다

내가 여자로서의 촉이 없는편이긴 한데
그냥.. 별로 쎄하지도 않고
그냥 그러려니 싶었다;
내가 할일이 많아서 그런건지, J가 바쁜게 이해가 되는건지, 그냥.. 그럴수도있지
특히 이건 뭐 정식 약속도 아니었고 내가 급 만나자 했던거니까 캔슬해도 ㅇㅇ
나도 은근 철이 든건가 아님 정말 내가 눈치가 없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뭐 어찌됐든 계속 연락은 오고있고 관심과 애정이 느껴지긴 해서... 나 혼자만 느끼나?^^;
그래서 그냥 냅뒀더니 오후 3시반쯤 집왔다고

그때 나는 쟤네동네에서 발렌타인 준비로 치즈를 사고있었다
와인하고 치즈 주려고...
와인이랑 치즈를 같이 먹어본적이 없는데 이번에 시도해보려고;
치즈 전문점 갔었는데 신기했다 ㅋㅋㅋㅋㅋㅋ 직원들이 너무 친절했고
치즈 종류도 정말 너무 많았고
일단 브리 치즈랑 블루 치즈를 샀고 레드와인을 사야한다
좋아하면 좋겠댜... 근데 치즈 진짜 맛있다 너무신기하다 ㅋㅋㅋ 전부다 맛도 풍미도 질감도 다르고
보고오고싶었는데 일단 내 꼴이 진짜 말이 아니라 그냥 바로 집으로 고고

집와서 좀더자고 공부하고 저녁먹으려는데
5시쯤 내가 "I miss my cauliflower's puffy hair"이라고 보냈는데 읽씹하더니
8시반쯤 오늘 하루 어땠녜서 그냥 괜찮았다고, 일 많이 했냐니까
공부좀 하고 랩 다녀왔다고 책읽다 자러 간다고, Can't wait to see you Wednesday!랬다
목요일에 본 이후로 수요일에 보자는거네.......그치만 괜차나
그럴수있지 별로 안섭섭했다 사실 나도 예상한거라;
거기다 수요일엔 J가 저녁해주기로 했으니 시간을 더 빼야할거고
그럼 월화 내내 공부해야겠지
나도 사실 수요일이 숙제 데드라인이라 별 상관없다

오늘아침
저번에 마트 갔다가 J가 나한테 항상 만들어주는 차가 있길래 사서 회사에 갖다놨다
그거 사진찍어서 "너네집에서 훔쳐온거 깜빡하고 말안했네^^" 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oh no! 우리집 못돌아오게 막을걸 찾아야겠네 ;)" 이런다
어쭈
그래서 약간의 19금 개그를 쳐줬는데 답이 없군

뭐 어쨌든.. 웬지 모르겠는데 별로 안불안하다
그러니까, 얘에 대해서는 안불안하다
딴짓안할걸 알고, 그점에선 불안하지 않은데
그냥 나라는 사람에 대해선 불안한거다
그래도 주말간 생각을 많이 고쳐먹었다
난 쟤 없이도 잘 살 수 있고, 쟤가 날 떠나도 내 세상이 다 무너지는건 아니다
그러니까 불안해하지말고
나 정말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니까, 불안해하지말자
그냥 만난거에 감사하고 같이 있는 시간을 즐겁게 보내야지

발렌타인데이 빨리 오라구......ㅠㅠ

 +
숙제해야하는데 딴데 정신팔려서 이러고있다
위에 줄을 그어놓은 이유는 내가 잠이 덜 깼었는지 잘못 해석했었다
J는 "Oh no! I need to find something else to keep you coming back to my place" 라고, "너가 우리집에 계속 돌아오게 할 다른 걸 찾아야겠네" 라고 했는데 나는 "keep you coming back FROM my place" 라고 봐버렸다 ㅋㅋㅋㅋㅋ
그래서 J가 얘 뭔소리여 하고 당황했다고 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운동 다녀오며 발렌타인데이 선물은 다 샀고
혹시나 해서 문자했는데
나: 콜리플라워야, 혹시나해서 말하는건데 수요일에 저녁 너무 많이 준비하지마. 나는 너랑 시간 보내는게 좋을 뿐이고 어차피 너랑은 매일매일이 특별하니까 그날 막 특별히 뭐 준비 안해도돼
J: 우리 같이 시간 보낼 날들이 엄청 많을텐데 뭐! (?? 뭔가 잘못 알아들은듯) 그날 자고갈거지? 자고갈거라 믿어 :)
나: 어.... 자고갈 생각 없었는데;; (정말 없었음.. 다음날 출근해야되자나..) 원한다면 자고 갈게 근데 그럼 너 엄청 일찍일어나야돼
J: 안되겠으면 괜찮아. 강아지 아침에 챙겨줘야해서 그런거야?
라고 하는데 .. 하 .. 이놈의 내 짐... 또.. 너무 미안했다.
나: 응.... 고양이들이랑 다르게 강아지들은 손이 많이 가.. 미안해. 그래도 너네집에서 자고 일찍 갈게.
라고 하고 또 우울해서 에휴 J가 또 날 싫어하겠지 나한테 손 떼겠지 하고있는데 답이 왔다
J: 뭐 이런걸로 미안하다그래. 괜찮아, 덕분에 그럼 나는 하루를 일찍 시작할수있고, 좋은거지뭐!
......아 눈물이 났다
내 모든걸 포용해주려 하는구나싶어서
물론 연애초기니까 그럴수도 있고 언제든 "저 개 갖다버려" 라고 할지 모르는거지만
날 정말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는구나 싶어서 눈물이 났다
그래서 그냥 친구나 펫시터한테 하룻밤만 부탁하려고 한다
그럼 J집에서 자고 바로 회사가면 되니까..? (어머부끄) 사실 전남친S랑 연애할때도 한번도 걔네집에서 출근한적이 없는데;
항상 집들러서 강아지 챙기고 가야했는데;
기분이 묘하겠다

아무튼 꼭 자고 가라는거보니 뭔가 ... 술을 많이 준비한건가; 나도 와인샀는데.;;;
뭔가를 많이 준비한건가; 아니길 바라며... 수요일 빨리와라 ㅠㅠㅠㅠ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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