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 (feat. 예상했듯 먼저 터뜨린 L-bomb ㅂㄷㅂㄷ) 연애의 기록들

이제 J 시험이 진짜 2주 정도 남아서 어제 둘이 작정하고 놀고 오늘도 공부하기 싫어서 쓰는 글
이제 2주간 연밸 말고 일상 혹은 패뷰글에 글이 올라갈 예정이겠네요 ㅋㅋㅋㅋ

아무튼
금요일에는 회사 한국인 모임이 있었다
회사 특성상 다 남자고 여자는 나뿐...; 거기다 내가 거의 막내....
저녁은 한국음식점 진짜 간만에 가서 배터지게 먹고
거기서 2명 빠져서 바를 갔다
사실 바 갈거라고 생각을 못해서 운동하고 바로 가서 옷차림과 꼴이 말이 아니었.. 매우 부끄러웠다....

J한테 허락받으려고 전화했다
나: 하이 허니!
J: 허니 안녕, 잘 놀고 있어?
나: 웅 밥 다 먹었어! 근데 있쟈나 바를 간다는데.. 나도 가도 돼? 남자 5명하고 나혼자 여자야
J: 당연하지, 자기야 그런거 나한테 허락 안받아도돼. 알려주는건 고맙지만 허락 받을 필요도 없는 일이니 재밌게 놀다와.
나: 우우우웅 그럴줄 알았어 자기야 고마워! 내일 우리 점심에 보는거지? 내가 12시까지 갈게
J: 그래 그러자
나: 근데말얌 내일 꽃박람회 (이동네에서 해마다 하는 꽃페스티발인데 나는 이동네 5년 살면서 한번도 안가봤다.. 그냥 전남친들이랑 뭐가 안맞고 바쁘고 해서 못가봄) 가고시푼데....
J: 음... 음.. 숭아야 근데 진짜 나 공부해야되잖아.. 시험 2주 남았잖아...
나: 알아.. 근데.. 나랑 꽃박람회는 못가면서 다음주에 그 패션쇼는 간다니까 좀 서운해서.. 내가 꽃박람회에 하루종일 있자는것도 아니구 그냥 한번 보고만 오고 싶은건데도 안되는고야..?
J: 아... 아.. 맞네...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구나. 그래 그럼 가자. 거기 꽃도 꽃이지만 음식 가판대도 되게 많으니까 아예 거기서 점심을 먹을까?
나: 오오옹 좋아!!! 근데 내일 비올 가능성이 높긴 하대서, 비 오면 가지 말구 그냥 딴데서 먹구.
J: 그래 그러자, 그럼 잘 놀다오고 집가서 연락하고, 다른남자들이 치근덕대면 조심하구
저 페스티발을 진짜 3년을 가고싶었는데 못갔다..ㅠㅠ 이래저래 사정이 안맞아서
근데 J는 시험공부하니 바빠서 내년에 가자하면 이해했는데, 다음주에 그 패션쇼는 가면서 나랑은 안간다니 갑자기 엄청 서운한거다...
그래서 혹시나 더 이유가 필요할까봐 더 체계적(?)인 이유들도 준비해놨는데 그럴 필요도 없이 저 한마디 하자 J는 바로 내 이유를 수긍하고 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해준다.
고마웠다.ㅠㅠ 

그렇게 바에 가서 또 오랜만에 신나게 한국어로 수다 떨고 맥주도 한잔 하고
선배님들은 본인들 같음 모르는 남자 5명 있는데 여친 술먹으러 절대 안보낸다고 대단하다고 하시고 ㅋㅋㅋㅋ
12시반쯤 집 왔는데 J는 이미 잠들었는지 답장이 없었다




토요일
ㅎ.... 어제 저렇게 얘기한 보랍도 없이.. 비가.. 온다...
비도 많이 오고 너무 추웠다
처음엔 설마 그렇게 춥진 않겠지 하고 원피스 입었는데 개님 산책 나가니 진짜 너무추워서 옷도 따뜻하게 갈아입고 J한테 고고

자고있어서 ㅋㅋㅋ 침대로 들어가서 같이 뒹굴다가
그냥 간략하게 말하자면 하루종일 먹고하고자고 를 찍은날..ㅋㅋㅋㅋㅋㅋㅋㅋ
점심 먹고 도서관으로 갔어야했는데
집으로 와버리는 바람에... 
나도 공부하기 너무 싫다고 칭얼대고 자꾸 낮잠자고 딴짓하고
J도 힘들다고 게임하고 놀고 칭얼대고
그렇게 뒹굴뒹굴 계속 하고 놀아서 좋긴 좋았지...
이날 J의 컨디션도 좋았는지 수다도 엄청 떨고 둘이 계속 또 19금 개그 엄청 치고
우린 진짜 그쪽으로 너무 잘맞는거같아.....ㅋㅋㅋㅋㅋ

그러다 저녁 7시반쯤 슬슬 집 가려는데
J가 다시 침대로 가서 ㅋㅋㅋ 침대에서 뒹굴뒹굴 하며 수다 떨다가 그냥 이런 얘기가 나왔다
나: 근데 자기네 고양이들이랑 내 고양이들 만나면 어떨지 궁금하다.
J: 그러게.. 자기네 고양이들은 모르겠는데 일단 강아지랑은 분리해야하지 않을까.. 강아지는 본적이 없거든. 어휴 근데 그렇게되면 진짜 동물이 너무 많겠다....
나: ...응?
J: 개 하나, 고양이 n, 또다른 동물 하나까지.. 너무 많아 숭아야.
나는 혼자 충격받아서 또 눈물 또르륵... 이게 무슨의미인가. 다 갖다 버리라는건가 싶어서 눈물이 났다. 
J: 숭아야 왜 또 말 안해. 울어? (내가 뒤에서 안고있었음) 왜울어, 왜그래, 무슨일이야? (내가 또 한참 얘기 안하고 집에 가겠다니까) 숭아야 얘기하고 가. 나한테 털어놓으면 더 기분 좋아지잖아, 그치? 얘기해봐. 왜그래?
나: 아니... 동물.. 너무 많다며.. (계속 우는중)
J: 많지.. 많잖아. 그래서 내가 누구 주라 할까봐 그런거야?
나: (끄덕끄덕)
J: 숭아야, 난 너한테 너의 아가들 중 그 누구도 갖다버리라 한 적 없고, 그러지도 않을거야. 내 아가들도 갖다 버리지 않을거고. 같이 살게 되면 같이 살아야지. 근데 많긴 많잖아.
나: 많지.. 근데 나는 너가 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줄 알았어. 그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엔 내 동물들도 포함이고.. 
J: 맞아, 나는 너를 있는 그대로 좋아해. 너의 동물들도 너의 부분이라는걸 알아. 그냥 내 말은 너무 많다는거고, 우리가 처음 같이 사는 몇년간은 저렇게 살아도 남은 생은 이렇게 많이 키우며 살 수는 없다는거야. 한마리씩 죽을때마다 또 새로 그 자리를 메꿀수가 없다는거야. 
나: 그건 나도 동의해. 평생 그렇게 5+마리를 키우며 살 수는 없다고. 그래도 나는 임시보호같은건 하고싶었는데..
J: 그것도 조금 힘들거같아. 나는 그렇게 동물들이 우리집에 자주 바뀌며 드나드는건 좀 그래.
나: 물론 그건 나 혼자만의 꿈이었으니까, 너랑 같이 살게 된다면 너의 의견도 반영해야겠지. 그렇다면 다른 봉사활동 방법을 찾을게. 보호소 가서 청소하고 그러고싶은데 가서 개나 고양이들을 볼때마다 내가 눈물을 쏟을걸 알아서 안가는거거든..
J: 우리 숭아 너무 착해. 아무튼, 빈자리가 생기면 메꾸진 말았으면 좋겠어. 나중에 애도 생기고 그러면 이 많은 애들을 다 키울수는 없잖아. 나 또 주말에 어디 가는거 좋아하는데 여행 가는것도 힘들거고.
나: 그래, 그래야지.
J: 최대 세마리 정도? 
나: 그래, 그리고 우리가 같이 살게 된다고 해서 내가 내 동물들을 너한테 다 떠맡기고 그러진 않을거야.
J: 나도 마찬가지야. 맡을 일이 있으면 해야겠지만.. 나 강아지 응아도 주워본적 없는데 배우겠지... 그럼 됐지? 근데 왜 계속 울어?
나: 그냥... 너무 미안해서. 언젠가 이런 날이 올줄 알았어. 내가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내가 내 아가들을 너무 좋아해서, 상대방에게 희생을 강요하게 될 날이 올줄 알아서. 너무 미안해서..
J: 이게 지금 내 일방적인 희생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우는거야?
나: 웅...
J: 숭아야, 이건 내 일방적 희생이 아니야. 너도 날 위해 희생하기로 했잖아. 우리 아이들을 유대인으로 키우기로 했잖아. 그게 얼마나 너에게 큰 희생이고 노력인데. 나야 그 문화에서 자랐지만 넌 하나도 모르는데, 솔직히 내 가족들을 만나고 그 문화를 경험하다 보면 너에게 정말 새롭고 이상할 수도 있고, 어려울텐데 그걸 선뜻 동의해줘서 너한테도 얼마나 큰 희생이고 내가 얼마나 고마운데. 우린 그렇게 서로 희생하고 양보하는거야 숭아야. 절대 일방적인게 아니야.

J도 그랬겠지만, 나는 내 연인이 동물을 키우는 사람일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그냥 막연히, 아무 동물도 안딸린, 내 아이들을 품어줄 사람을 만날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J를 만나서는 그냥, 5+마리정도야 뭐 키우면 되지 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J에겐 그래도 좀 부담이긴 했나보다.
아무래도 J는 개를 키워본적도 없고, 둘이 합치면 한사람당 동물 수가 3을 넘어가니..
그래서 너무 미안해서, 그 어느쪽도 못놓는 내가 한심해서 미안했는데, J는 저렇게 얘기해준다.
나는 진심으로, 개종을 안한다면 유대인 문화를 배우고 애들을 유대인으로 키우는데에 전혀 거부감도 어려움도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천주교에 발을 들였을때도 아무것도 몰랐고, 처음에야 기도문 외우고 형식 따르는게 이상하고 어려웠지만 결국 적응했으니, 유대인 문화도 그럴거라 생각했고,
그래도 엄격하게 잘 키운다는 유대인의 명성을 들었으니, 유대인식으로 키우는게 훨씬 나을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J는 그게 나한테도 엄청난 희생이라고 고맙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희생하는거라고, 서로 노력하는거라고 해준다.
그래서 너무 고마웠다.
그래서 나는 결국..... 사랑한다는 말을 해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감동의 옾높롬곡 ... 급식체좀 써보고싶었어욬ㅋㅋ) 아...고마워 자기야. 너무 고마워
J: 에고.. 그만울어 너가 울면 난 진짜 가슴이 찢어져. 그만 울어, 이젠 기뻐서 우는거야?
나: (끄덕끄덕) 웅.. 나 진짜 어떻게 이렇게 너같은 사람을 만나는 행운을 받았지? 아.. 자기야 I love you. 항상 하고싶었는데 먼저 듣고 싶어서 참고 있었는데 더이상 못참겠어. I love you so much. 자기는 대답 안하고싶음 안해도돼 강요하고싶지도 않고 그냥 말하고 싶었어
J: (좀 당황한듯) 어... 물론 난 너에게 많은 감정을 갖고있지, 그중 당연히 love도 있고. 너가 나한테 I like you too much라고 할때마다 무슨뜻인가 했는데 결국 날 사랑한다고 말하려는거구나 라고 생각했었어. 

그렇게 결국 내가 먼저 해버리고 ㅋㅋㅋ 듣진 못하고 췟
그래도 들은거라 치고 한국에선 울다 웃으면 엉덩이에 뿔난다고 한다니까 또 그걸로 둘이 막 장난치다가 ㅋㅋㅋㅋㅋ

나: 근데말야 갑자기 좀 이상한 얘기인데, 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결혼하고싶어
J: 음..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데?
나: 83? 84?
J: 음... clock is ticking
나: 웅.. 근데뭐 내 인생이니까 상관없지만, 그래도 그냥.. 결혼하는거 보여드리고싶어서.. 물론 내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이미 다 살아계실때 결혼하는건 불가능이지만 그래도 최대한 많이 계실때 하고싶어
J: 나는 잘 모르겠어... 그냥 내가 준비됐을때 하고싶은데. 내가 준비됐을때 하는게 우리 둘다에게 좋잖아.
나: 물론 그렇지. 그럼 자기는 미국식으로 동거->약혼->결혼이 하고싶은거지?
J: 아무래도... 살아봐야 진짜 다른걸 아는거잖아.
나: 그건 그렇지.. 도대체 내가 자기의 모르는 면이 뭐가 있는거야? 그렇게 크게 달라져?
J: 아니뭐.. 일단 내가 술취한 모습도 못봤고.. 나 엄청 토 많이 할거야. 시험 끝나면 완전 꽐라될건데 그때 너가 나 다 챙겨줘야돼
나: 당연하지 얼마든지 마셔. 하긴 자기는 내가 화내는 모습 아직 못봤지..
J: 도대체 얼마나 화를 내길래.. 화내도 좋은데 그럼 한국말로 해 나 못알아듣게 ㅋㅋㅋ

그렇게.. 나의 결혼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간듯하다 ㅋㅋㅋㅋㅋㅋ
그러고 집에와서 엄마한테 얘기했더니 엄마는 아우 그나라 방식은 방식이고 우리나라도 방식이 있는데 그래도 같이 살려면 최소한 약혼은 하고 해야지~~라며 역시나 반대를... (그전에 전전남친이랑 동거한건 엄마가 아는거같지만 모르는체 해주는거겠지..)
모르겠다 내가 정신이 없어 J에게 한국의 결혼 순서를 얘기 안해줬으니 해주고 또 점차 맞춰나가야지
결혼하고 한국으로 신혼여행 가자길래 ㅋㅋㅋㅋㅋㅋ 그게 뭔소리냐고 신혼여행은 더 좋은데로 가야한다고 ㅋㅋ 보통 국제커플들은 미국에서 한번 한국에서 한번 결혼하더라 하니까 아 그래? 하고 받아들여주는 눈치였다.ㅋㅋㅋ

같이 사는것도 얘기했을때 지금 현재 J가 사는 집이자 부모님 소유의 집은 사람 둘+동물 5+가 살기엔 너무 좁아서 새로운곳을 찾아야할거라는데
그 많은 동물을 데리고 아파트로 들어가는건 불가능이니 집을 새로 사야할거같은데..
동물들이 참 복잡하다... 그래도 다 안고가야지. 
뭐 이것도 먼 훗날의 얘기일테니 나중에 생각하고.

그러곤 방금전, 날씨가 좋아서 강아지랑 발코니에서 공부하고 있다니까 J는 또 이렇게 말해준다
J: 오늘 날씨 진짜 좋다.. 나 시험 끝나면 우리 피크닉 가자. 물론 강아지도 같이
그렇게 내 동물에게도 마음써주는게 너무 고맙다
답장으로 나는 우리의 첫 피크닉은 우리 둘이만 먼저 가고싶다고 했지만
저렇게 마음써주는게 너무 고마웠다.

이제 만난지 100일 되어가지만, 결혼얘기도 이렇게 스스럼없이 하는걸 보면 ㅋㅋㅋ 우린 진짜 성향이 비슷한가보다.
내가 꿈꿔오던 사람을 만났다고 벌써 말하기엔 이를지도 모르지만.. 그냥 너무 고맙다.
내가 어제 저 결혼 얘기 끝나고 너무 놀아서 죄책감이 들어서 진짜 내가 너무 나쁜 여자친구라고, 가족들이 진짜 날 미워하면 어떡하냐고 나 전남친때문에 진짜 트라우마가 생겨서 너무 무섭다니까 
J는 자기가 부모님한테 내가 얼마나 supportive한지 엄청 자랑해놨고 시험은 온전히 자기의 몫이며, 이 시험 패스할거라고 단호하게 나한테 약속한다고 말해줬다.
이게 진짜 트라우마가 됐는지 진짜 너무 겁난다.. J 가족이 숭아랑 만나지만 않았어도 시험 패스했을건데 라고 생각하실까봐, 미워하실까봐 너무 겁난다.
그래서 제발 J가 패스했으면 좋겠다, 제발.
앞으로 2주간은 진짜 방해 안하고 일주일에 한번만 잠깐 밥만 먹고 사라져줘야지.

비록 결혼은 먼 훗날이 되었지만, 뭐 얼마나 서로의 성격에 반전을 찾을지 모르지만, 계속 즐겁게 만날수있길.. 2주 빨리 가라
시험 꼭 패스하자 J야 내가 열심히 내조할게!!!!


덧글

  • 2018/05/14 11:3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5/14 22:1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5/17 12:1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5/18 00:2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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