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집 구매, 고마운 J의 부모님, J랑 9일만의 재회 연애의 기록들

시간의 흐름상으로 글을 써야겠다

금요일
집 인스펙션+금요일 일찍 퇴근으로 신났었는데..었는데..는데..
....
날씨가..
분명 출근할땐 맑디 맑았는데.. 12시쯤부터 폭풍우가 아주 미친듯이 몰아친다
진짜 비가 엄청나게 쏟아져서 도로가 홍수난거처럼 보일정도고
긴급재난문자 3개가 왔다
엄청난 폭풍우가 오니 실내에 숨어있으라고;;
나는 인스펙션 여전히 하는건가 취소해야하나 걱정하고
리얼터가 괜찮다하고 인스펙터도 괜찮다해서 가려는데
우리 주차장은 회사 빌딩에서 걸어서 한 3분이다
이 미친 비를 뚫고 갈수가 없어 기다리다 좀 약해져서 나갔는데 또 쏟아져서 잠시 건물밑에서 대기 ㅋㅋㅋㅋㅋㅋㅋ
와진짜 한 2분 맞았는데 물에 젖은 생쥐가 되어 차에 입성..ㅎ...

이 집으로 가는길은 두갈래가 있는데 난 웬지 모르게 이날따라 뒷길로 가고싶어서 뒷길로 가봤다
도착 30초전 갑자기 리얼터가 전화가 왔다
앞길로 오냐고, 앞길에 홍수가 엄청나다고 조심하라고
집은 우회전해서 있는데, 우회전 10초 전에 리얼터 전화가 오고, 갈림길에 도착해 왼쪽을 보니...
한 두 블럭 떨어진곳이 완전 웅덩이가 되어있고, 지프차 한대가 빠져있었다.
바퀴를 넘어 차의 반 이상이 물에 잠겼다..;;
그리고 더 놀라운건 조수석에 여자가 앉아있었다.
나는 놀라서 사진찍음.ㅋㅋㅋ; 나중에 올려야지
리얼터는 놀래서 뒷길로 돌아왔고, 차 주인은 빠져나와서 얘기해보니 물웅덩이가 그렇게 깊을 줄 모르고 그냥 지나갔다고 한다
아마 나였어도 그랬을거같다. 뭐 깊어봐야 얼마나 깊겠어, 거기다 차도 크니까 괜찮겠지 하며 갔을듯하다.
J는 이 얘길 듣고 웅덩이 안에 도로가 보이지 않는다면 절대로 지나가면 안된댔다.
그 차한텐 미안하고 그길로 가지도 않았지만, 먼저 지나가줘서 고마웠다..;; 레슨 배움.

아무튼 그렇게 충격과 공포로 도착하니 날이 개이고....ㅡㅡ
인스펙터 아저씨와 인스펙션 시작.
한 2시간 걸렸고..
결론적으로 이집은 못쓰는걸로.
자잘자잘한 문제도 너무 많았지만.. 일단 집주인이 돈을 아낀다는 취지로 한.번.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은 적이 없이 셀프로 다 고친거다.
그래서 파이프도 옛날식, 집안 대부분의 콘센트도 연결 잘못되어있고, 바닥도 잘못 깔려있다.
제일 중요한건 지하실이었다.
이 집을 두번 봤는데, 여름날이라 덥고 드라이해서 전혀 몰랐었다.
며칠째 내린 비와 폭풍우에 감사했던게.. 지하실이 물이 새고 있었다.
물이 새서 한 두군데에 고여있었고, 벽을 통해 물이 들어오고 있었다.
심지어 벽은 무너지기 시작했는지 뭔지, 이 집주인이 알고 고치긴 커녕 그냥 시멘트를 치덕치덕 기울어지게 쳐발라놨고 그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벽으로 물이 들어오고 있었으며, 나무 기둥들엔 곰팡이도 피기 시작.
인스펙터 아저씨는 이집 못쓴다고 했다.

다 끝내고 나와서 리얼터는 "지하실이 큰 문제긴 한데 난 더 큰 문제가 있는 집들도 많이 봤고, 특히 저 인스펙터 너무 깐깐하다. 너무 작은 문제들(콘센트, 파이프)도 크게 보이게 한다. 잘 생각하고 알려달라" 이러고 가버렸고
인스펙터 아저씨는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안돼보였는지 이 집은 내가 살 집이 아니라고, 자기가 의견을 주면 안되지만 넌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거같은데 이런 집은 너가 살 수준이 아니다라고 해서 고맙다고 했다.
원래 리얼터가 인스펙터를 추천해주기도 하는데, 보통 그런 경우 집을 팔아야해서 인스펙션을 대충 해준대서 사설로 따로 구했는데 그러길 잘한거같다. 정말 꼼꼼히 잘 봐주셨고 진심으로 날 걱정해주셨다.
그래서 난 리얼터한테 너무 실망.
J 부모님이 처음부터 당신들과 일한 리얼터 소개시켜준다 했을때 받을걸.
괜히 미안하다고 정말 필요한 도움을 거절하는게 아니란걸 깨달았고, 난 정말 필요해서 의지하고 믿는데 세상은 믿을게 못된단것도 깨달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J도, 내 친한 분도, 엄마도, 다 이야기를 듣고는 이 집 사지 말랬다.
나는 가격에 미련이 남아 집주인이 고쳐주면 산다고 한다고 네고하겠다고 했다.
엄마가 간밤에 외할머니가 집을 보시는데, 집 싱크에서 물이 계속 멈추지않고 나와 넘쳐 홍수가 나는 꿈을 꿨다고 이 집 그냥 안사는게 좋겠다고 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신기하다.
J 부모님께는 의견을 묻기가 죄송스러워 그냥 이러저러했어서 실망했고 집주인한테 고쳐달라하려고요 라고 했는데 어머님이 너무 속상해하지말라고, 필요하면 당신들이 쓰셨던 리얼터 알려주시겠다고 달래주셨다.
나: 어머님, 이러쿵저러쿵~~ 항상 감사해요. 제가 이런 큰 결정을 하는데 어머님 아버님께 너무 기대는거같아 죄송해요. 그렇지만 그래도 제가 그렇게 기댈 곳이 있어서 너무 감사해요. J는 정말 제 인생의 제일 큰 축복이고 어머님의 온 가족도 제 인생의 큰 축복이예요.
어머님: 숭아야, 너는 정말 똑똑하고 현명해. 그 둘 사이엔 차이점이 있지만, 너는 둘 다 가지고 있기에 항상 좋은 선택을 할거야. 우리는 (널 돕는걸) 의무라고 생각하지 않고 우리가 널 도울 수 있는 최대한으로 돕는 특권이라고 생각해. 언제든 필요한게 있으면 절대 망설이지 말고 항상 물어보렴. 너가 우리, 그리고 우리 가족 모두에게 제일 큰 축복이고, 우리 모두는 널 사랑한단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또 너무 감동... 감동에 감동...
지금 쓰면서도 또 눈물난다.ㅋㅋㅋㅋ
내가 여기서 혼자 이겨내고 버텨나가기로 선택한 삶이지만, 물어볼 곳 없고 기댈 곳 하나 없는 나에게 이런 버팀목이 되어주셔서.. 
J에게 너무 고맙고.. 가족한테도 너무 고맙고.. 정말 잘해야지..
그렇게 감동의 눈물로 잠들고






토요일
투잡때문에 도서관에 가야해서 11시에 다운타운을 갔다
이 동네는 주마다 farmer's market이 있는데 깜빡했다...; 차가 엄청 많았다
날씨가 서늘하고 너무 덥지 않아서 이런 야외 마켓에 나오기 딱이라 그런지 사람이 너무 많았다
J랑 같이 오면 좋았을걸 이라고 문자를 보냈다
너무 예쁜 꽃들도 파는데 가격도 너무 싸서 사서 어머님 드리고싶다고, 내일 부모님 계시는 별장에 들르면 안되냐니까 귀찮다고 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에 하자고 그치만 너무 스윗해서 고맙다고 한다
다음주에 사드려야지.

동네 도서관을 처음 가봤다
정말 책들도 많고 시스템도 잘 되어있어서 참 신기했다
필요한걸 가지고 나와서 farmer's market에서 조금 더 놀고
안그래도 쌀국수가 땡겼는데 팔길래 사먹었는데.. 음.. .... 맛없고... 실망...

집와서 뒹굴뒹굴 하다가
집 고민으로 몇시간을 보내고
이리저리 찾아보니 또 지하실 고치는게 제일 쉽고 제일 집 가치가 올라간대서 고민고민하고 
저 위치랑 사이즈면 진짜 이 가격이면 싼거고, 사실 지하실 고치는 가격을 포함해야 주변 집 가격 정도 되니까 내가 감수해야하는거 아닌가 고민하다가..
J 어머님께도 물어봤는데, 어머님은 아니라고 고치는거 정말 힘들다고 하시고 아버님이 잠시 나가셔서 있다 연락주시겠다더니..
한시간뒤쯤, 당신들이 금요일에 우리동네에 오실 일이 있어 오시는데, 그 때 내가 괜찮다 싶은 집들을 다 같이 봐주시겠다고 하셨다..ㅠㅠ
그래서 나는 감사하다고, 그치만 나때문에 그렇게 돌아다니시는건 너무 미안하니 내가 미리 집을 보고 괜찮다 싶은거 한두개만 봐달라고 했다.
그러곤 당신들의 리얼터를 알려주시고 현 리얼터랑 어떻게 좋게 그만둘지도 알려주셨다.
난 어떻게 해야 이 모든걸 다 갚을 수 있을까.

J는 하루종일 비행기를 타고 오고 있었어서 이 모든걸 모르고 있었다.ㅋㅋㅋ
밤 11시쯤 본가에 도착해서 이 모든 얘기를 다 해줬다.
어머님이랑 얘기 끝나고 나는 다음날 J 점심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장보러 나갔다오고
꽃할배를 보고 잤다.
참 건강하시다 다들. 그래서 부러웠고, 나도 언젠간 저렇게 되겠지, 그리고 저렇게 늙고싶다.

엄마랑 얘기하면서 엄마, 삶이 참 어렵다 난 이때까지 너무 우물안에서 곱게 살아왔고 운이 좋게 다 잘됐던거 같아 하니까
엄마가 너는 지금 집 사는것도 정말 운이 좋은거고 도와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것도 감사한건데 항상 감사하진 못할망정 매번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뭐라한다 ㅋㅋㅋㅋ
그러네... 정말 그러네.
아직도 긍정적이 되긴 멀었나보다.




일요일
J가 온다는거에 신나서인지 아침 7시부터 눈이 떠졌다 ㅋㅋㅋㅋ
심심해서 아는형님 보고
이날 내가 관심있어하는 집이 오픈하우스 (아무나 와서 집 구경하는거) 였어서 슬슬 준비하고 갔다

지금 사는 아파트보다 쪼꼼 큰 집인데, 1층짜리 진짜 쪼꼬마한 집이다.
심지어 양옆 앞으론 2층집이 수두룩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나 초라해보인다.
엄마나 다른 손님들이 온다면 머무르긴 힘들 정도의 작은 집.
진짜 딱 나랑 내 동물들이 살면 좋을 사이즈의 집인데..
가격도 정말 싸고 세금도 싸고 깨끗하게 리노베이션 다 된 최신식 집이다.
진짜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데.. 아무래도 정말 너무 작긴 하다.
그래도 나 잠시 살고 나중에 한사람 혹은 커플에게 렌트 주기 너무 좋을거같아서 강력 후보로 고민중.

그러고 J집으로 바로 갔는데 역시 우리 J는 늦잠자서..ㅋㅋㅋ 이제야 출발한다고 ㅋㅋ
그래서 나 혼자 점심 대충 먹고
3시간을 뒹굴뒹굴 기다렸다
중간에 J 부모님 리얼터가 연락이 왔는데, 어제부터 휴가라 연락이 늦었다는데, 휴가중인데도 훨씬 프로페셔널하고 응답 빠르고 완전 마음에 든다
이분 말 듣고보니 마음에 드는집이 거의 없다..ㅋㅋㅋ하
이번 일로 배운건 가격이 싸다고 무조건 오퍼넣지 말고 뭔가 하나라도 마음에 걸리면 심사숙고 해야한다는거.
완벽한 집은 없지만, 집이란 그런거같다...
그래서 저 작은집도 사이즈 때문에 좀 고민중.

아무튼 3시간을 뒹굴뒹굴하다가 
J가 거의 다왔다고 문자해서 버선발로 뛰쳐나갔다
9일만에 보는 J는 날 보자마자 진짜 한 3분간을 꽉 껴안고 보고싶었다고 보고싶었다고 그러고 있었다
나도 너무너무너무 보고싶었어

들어와서는 선물을 샀다며 신나서 주는데 ㅋㅋㅋ
몬타나 특산품?인 Huckleberry Jam이랑 허스키 인형이랑 겨울이 선물로 사슴 뿔을 줬다
안그래도 어제 farmer's market에서 강아지들 갉는(?)용으로 사슴 뿔이 있길래 살까 했었는데 안사길 잘했네 ㅋㅋㅋ 
그러곤 짐 풀고,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며 이런저런 얘기 하고
엄청 타서 왔다 ㅋㅋㅋ 왼쪽 팔은 피부가 벗겨지고 있는데 오른팔은 멀쩡해서 웃겼고 ㅋㅋㅋㅋㅋ
목 뒤가 엄청 탔다
내가 너 인디언정도로 탄거같아 하니까 아닌데? 나 너랑 이제야 피부색 비슷해진거같은데? 이러고있닼ㅋㅋㅋㅋㅋㅋㅋ아오

그러다가 저녁 준비하는데
감자전을 하려는데.. 처음 해보는데.. 강판에 가는게 참 어려운 일이군요..
그래서 믹서로 갈아버렸더니 나중에 전분이 얼마 안나온듯 ㅠㅠㅠ
거기다 감자 갈변을 잊어버리고 미리 갈아놓고 J랑 산책(이라 쓰고 포켓몬 사냥)을 갔다

날이 서늘해서 시원하게 잘 돌아다니고
신기한건 많이 못잡고 그냥 잡다한 쪼마난거 잡고 
J가 돌아와서 좋다고, 나랑 있어서 좋다고
나는 취미를 같이 하는게 이런거구나, 참 좋다 했다
생각해보면 난 취미가 거의 없어 남친이랑 같이 해본적이 없어서 신기한 느낌이었다

그러곤 집에와서 감자.. 갈변... 또륵..
전분도 너무 없어서 감자가 잘 뭉치질 않았다 또륵..
어찌어찌 부쳐내고..
전날 마더소스 처음 만들어서 불고기 만들었는데 맛있네
떡하고 당면도 퍼부었더니 진짜 맛있었다
이때까지 내가 만든 불고기중 제일 맛있는듯.

맛있게 먹고, 정리하고 피곤해서 집에 와서
겨울이한테 사슴 뿔을 줘봤다
처음보는거니 어떻게할지 모를거라 생각했는데 오..
개의 본능이란..
너무너무 신나게 뜯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너무 좋아해서 나도 너무 행복했다
J한테 너무 고맙다고, 겨울이가 이렇게 좋아한다고 비디오 보내고 우리 가족한테도 보내고
거의 뭐 자기전까지 한 한시간을 계속 물고있었다.ㅋㅋㅋ 
내 귀요미.

그렇게 행복하게 잠들고 늦잠자서 회사 지각했다는 얘기.^^;

이렇게 되니 집이 마음에 드는곳이 없다...
일단 5군데 보기로 했는데.. 마음에 없으면 마음에 드는게 나올때까지 기다리는게 답인거같다.
급한것도 아니니 뭐.

J랑 J 부모님이랑 금요일에 뭐해야할지 고민중이다.
이동네는 참 할거없어....
참 감사한분들. 뭘 해야 난 이 모든 감사함을 다 갚을 수 있을까.
J는 정말 내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다.

덧글

  • 2018/07/31 09:2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7/31 23:2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포도젤리 2018/08/05 19:24 # 답글

    으아 숭아님 첨엔 그냥 간접 연애하는 재미로 숭아님 글 읽었는데 이젠 힐링하고 가요 ㅋㅋㅋ J 부모님 특히!! 타지에서 숭아님 잘 챙겨주시고 그래서 생판 모르는 제가 다 감사하네요 ㅋㅋ

    그리고 홍수 + 인스펙터 때문에 힘든집 피해갈 수 있게 된거 같아서 다행이에요! 빛좋은 개살구 인연 지나고 더 좋은 인연 만나신 것처럼 집도 마찬가지 인가봅니다. :)
  • 붕숭아 2018/08/05 20:10 #

    포도젤리님 저의 사실적 은인님 ㅠㅠㅎㅎㅎ 정말 감사한 분들이예요.. ㅠㅠ 제가 정말 인복은 있나봐요 ㅎㅎ

    그러게요.. 빛좋은 개살구는 어디에나 있고 그걸 결국 피해가는걸 보면 저도 참 운좋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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