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친 이름으로 날 부르다 연애의 기록들

어제 간만에 J가 내집에 왔다
와서까진 날씨 좋았는데 우리가 산책(포켓몬 사냥) 가기로 하고 나가는 순간부터 태풍같은 날씨 시작
진짜 바람이 엄청 불고 무서워서 그냥 포기하고 집 들어왔더니 폭풍우 시작
그래서 저녁 준비하고 먹었다
처음으로 양갈비를 뒥셀을 얹어 구워봤는데 쉽고 맛있었다 마음에 들었어
와인과 함께 잘 먹고
폭풍우가 완전 개였길래 다시 산책 고고

해가 완전히 졌지만 우리동네도 좀 보여주고
잘 놀다 들어와서
알콩달콩하는데....

나는 잠이 안와서 뒹굴뒹굴하고 J는 졸음이 쏟아지는데
내가 뭔가에 삐져서 등돌려누우니까
J: 왜그래 R아? 아... 숭아야? 아 미안해 진짜 실수였어 나 걔 생각 전혀 안해 자기가 내 전부야
그렇다
R은 전여친 이름.

나는 안그래도 좀 삐져있는데
전여친 이름을 부르니 어이가 없어서 눈물폭발
지금 나랑 만난지 반년인데 걔랑 헤어진지 1년이 넘었는데 연애초도 아닌 지금 갑자기 왜?
어이가 없어서.... J를 방에 두고 거실로 나왔다

일이 터지면 다혈질로 쏟아붓던 내가 그래도 변해서 조금의 진정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치만 J는 바로바로 대화로 풀어야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따라나와서 말을 하는데
J: 자기야 이건 진짜 그냥 실수야. 나 졸려서 비몽사몽하고 있었고. 인터넷 찾아봐 누구나 이런 실수 해. 나 R이랑 2년 만났어. 걔 이름을 몇만번은 불렀을거고. 그렇지만 지금은 자기랑 있고 자기를 사랑해. 한때 R이 내 머리속에 있었지만 이젠 자기가 그자리에 있어.
라고 하는데 더 화가 났다
덕분에 깨달은건데 J는 사실 위주로 설명하고 얘기한다
그게 악의가 있는게 아닌데, 사실을 얘기하는건데, 굳이 안 얘기해도 되는 사실...
예를 들면 굳이 우리가 잘못될 수도 있다는 얘기도, 사실은 사실이지만 굳. 이. 입밖으로 내면 내가 다칠 말이고 전여친에 관한것도 사실은 사실이지만 굳이 내가 알 필요도 없는데..
그래서 더 기분이 상해서
나: 그만해. 내가 왜 여기서 자기 과거 얘기를 듣고있어야돼? 나좀 냅둬 그냥 들어가서 자
J: 자기야 난 그냥 설명하려던거야. 자기가 그랬어도 난 그냥 실수라 생각했을거고..
나: 내가 왜 자기 과거를 쓸데없이 듣고있어야하냐고. 나좀 제발 그냥 둬
J는 바로 방으로 들어갔고 나는 계속 생각했다
역시 말로는 그여자랑 별로였다며 생각보다 많이 사랑했나보다, 그래 그여자 페북 보니 그여자가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 티켓도 사주고 아무것도 아닌 날에도 꽃 보낸게 두번 이상이고 둘이 레고도 만들고 재밌게 노는거 같던데 어쩌면 정말 내가 아닌 그여자랑 더 사랑했고 더 어울리는건지도 몰라...  그냥 나는 지나가는 여자겠지 내인생에 결혼은 무슨....

근데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J가 실수로 그랬다는걸 더 믿고있었고 바로 옆공간에 있는데도 보고싶고 안겨있고 싶었다..
그래도 저 추가 설명들이 너무 서운해서..
한 한시간을 가라앉히고 들어가서도 아무말 안하고 등돌려있다가 얘기했다
실수 할수있는데 이해하려는데 아직 이해가 힘들다, 더군다나 그 설명들이 더 힘들다, 자기는 사실인데 굳이 말안해도 될걸 해서 가끔 날 아프게한다...
J는 알았다고, 다신 안그러겠다고, 정말 멍청한 실수였다고 했고..
겁나서 나를 건드리지도 않는 J에게 돌아서 품에 파고들었다

부부가 아무리 싸워도 한 침대에서 자야한다는 이유를 깨달았으며(?) J는 몇번이고 사랑한다고 내가 전부라고 안아주고 속삭여주고 사랑해줬다
내가 생각보다 이사람을 참 많이 사랑하는구나 싶었다

이젠 잠이 안온다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이제는 "우리 애기는 혼혈이니까 정말 예쁠거야" 라고, 우리 애기 라고 기정사실로 말하는 J를 보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느꼈다
기쁨도 슬픔도 다 들어있는, 그냥 모르겠는..
그냥.. 이사람한테 화를 내기도 힘들고 같은 공간에서 떨어져있는것도 힘들 정도로 사랑하나보다

J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신경쓰는지 나도 믿고있어서인지 생각보다 큰 상처는 아니었던거같다
굳이 말하자면 그 쓸데없는 설명이 더 큰 상처였지만.
더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약자인것을..
나는 생각보다 J를 참 많이 사랑한다

덧글

  • 2018/08/06 18:14 #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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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06 21:4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8/07 01:5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8/07 04:5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8/07 16:1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8/07 22:2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8/08 13:4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8/08/08 22:0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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