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없었더라면 연애의 기록들

아까 글 쓴거처럼 나는 일롼 머스크의 심정이 이해가 갈 정도
돈벌어서 먹고 살아야하니 일을 하고
그와중에 시간 그냥 보내기 아까우니 석사를 하겠다고 까불며 시작하고
그와중에 집을 산다고 까불어 이사준비하고
아마 토요일에 짐만 다 빼면 모든게 다 해결될거같은데 왜이리 스트레스 받는건지

퇴근하고 석사 프로그램 웰컴 피크닉(이라 쓰고 비가 와서 그냥 실내에서 밥 노나먹기라고 읽는다) 을 갔는데 이미 자기들끼리 너무 친하고 신입생들은 별로 낄 자리도 없고 해서 그냥 밥만 먹고 나오면서
사실 남들에게 말도 잘 못붙이면서 무슨 내가 다른 포지션을 지원했나 싶고 그냥 웃기고
사실 오늘 회사에서 공부 좀 했는데 뭔소린지 하나도 모르겠고
나는 공부를 집에서 딱 앉아서 집중하며 해야되서 밖에선 안되는데 오히려 회사보다 집이 더 바쁘고
이러다보니 진짜 너무 우울해서 팝콘이 물병 사러 갔다가 J한테 전화를 걸었다
전화하는데 눈물이 나서 집가서 전화하겠다하고 다시 전화했다

J: 자기 괜찮아?
나: 웅 괜찮아
J: 스트레스 많이 받지, 힘들거 알아. 그냥 진짜 조금만 더 버티자. 생각해봐 1주일정도만 있으면 다 해결될거야. 어쩌면 우리 고양이들도 서로 엄청 좋아할수도 있고 자기는 자기 집으로 들어갈거잖아? 조금만 더 버티자. 근데 진짜 우리 고양이들이 자기 고양이들 좋아할거같아. 펌킨이 자기가 준 쿠션 (한 한달전인가 그냥 웬지 모를 생각에 우리 애들이 쓰던 쿠션을 줬다  먼 미래겠지만 우리가 같이 살게될때를 대비해 우리애들 냄새에 익숙해지라고. 처음엔 쿠션 엄청 싫어하더니 이젠 좋아한다) 위에 올라가있어. 엄청 좋아해. 버디는 저쪽에서 울고있고.
나: (눈물 터짐)
J: 자기... 듣고있어? 괜찮아?
나: 웅.. 그냥 자기 얘기하는게 듣고싶었어. 그냥.
J: 그래? 그럼 계속 얘기할게. 나 오늘 집에 와서 샐러드 만들었어. 믿겨져? (평소 워낙 대충 먹음) 뭐 넣었게? 오이 넣어서 자기가 없어서 다행이었구~(나는 생 오이를 극혐) 토마토 넣을라했는데 토마토가 썩어버렸고~ 크루통 넣었다 자기 크루통 좋아해? 난 크루통이 샐러드에서 제일 맛있는 부분이라 생각해

이러는데... 더 눈물이 났다
J는 원래 말이 많이 없다
내가 얘기하는게 듣고싶다니 굳이 저렇게 일거수일투족 진짜 하나하나 다 얘기하는게 너무 귀엽고 웃기고 고맙고...
그래서 더 우니까 자기가 오겠대서 아니라고 됐다했다
나한테 꼭 샤워하라고, 샤워하면 새사람이 된 기분이 들거라고 (?) 해서 샤워하고 또 할일 해야지...

시간이 좀더 타이밍이 맞았더라면, 조금 더 있었더라면 좋았을거같다
이래서 시간이 금이라는걸까
오늘만 해도 당장 상전님들 생식 2주치 만들고 숙제하고 짐 더 싸야한다
내일은 저녁 수업이라 할 시간이 거의 없고
목요일부터 짐 넣는 컨테이너가 오기로 해서... 오늘이 사실상 마지막이네
조금만 더 버텨야지

그래도 J 목소리 들으니 힘이 난다
스트레스 받는다고 막 와구와구 울고싶은데...
내가 약해빠져보일까봐 (이미 그렇겠지만), 그래서 날 떠날까봐 무서워서 그러기 싫다
그래서 더 내 속마음을 얘기못하니 답답한거같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이런 얘기를 하기엔 너무 배부른소리라... 친구들 밤 열한시까지 개처럼 일하고 퇴근하는데 나는 사실 집 산다고 이러고 있는건데...
사실 돈으로 해결하고 J한테 염치없이 다 부탁하면 스트레스 안받을 일들인데...
바보야 나는.

그래서 J가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당신이 없었더라면 난 어땠을까
어떻게 이런걸 다 버텼을까
떠나지 말아줘 나랑 오래 있어줘


덧글

  • 2018/09/12 20:2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9/12 23:2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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