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서 받는 충전 삶, 이런저런 생각들

주말간 짧게 남부의 어느 주를 다녀왔다
한국인이 너무 없어 이름도 못쓰겠는;;

내가 성격이 더러워서도 있지만, 
미국 친구들은 다 이 도시를 떠나고
한국 친구들은 비자를 못받아 한국을 가거나 다른 도시로 가다보니
정말 친구가 없다.

요즘 사람들에게 자꾸 치여서, 정말 너무 힘들었다.
J를 너무 사랑하고 J랑 노는것도 좋지만, 
내가 영어를 아무리 잘해도 한국말이나 정서가 완벽하게 통하진 않아서 은근 한국말로 수다떠는게 그리워서
우리동네 있던 친한 언니를 보러 토요일 아침 6시 비행기로 갔다 일요일 밤 11시 반에 왔다.

언니로 말할거 같으면, 정말 말이 잘 통하고,
세상에서 진짜 제일 스윗한 연하 한국인 남편 (나보다도 한살 어린)과 결혼하셨다.
한번도 싸운적 없이 남편분이 항상 무조건 미안하다 하시고,
15+시간 거리를 기차(그것도 계속 캔슬되고 딜레이되고 몇번씩 갈아타야하는거) 타고 격주로 언니보러 우리동네 오시고,
능력도 좋은(!!!!) 남편분이셔서
J를 만나기 전 나도 정말 저런 남자를 만나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소올직히 말하면 J는 나에게 정말 스윗하고 완벽하지만, 객관적으로 이 남편분보단 덜스윗함.
그정도로 정말 스윗하신 분.ㅋㅋㅋ
진짜 소올직히 말하면 나도 이분 아니었으면 한국 남자들 다 똑같아 라고 얘기했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렇게 말하지 못하게 하는, 진심으로 너무너무너무 스윗하신 분이다.

지금도 언니 남편분은 일 때문에 3시간 반 거리에 사는데,
이주 결정 됐을때 남편분의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기차도 안타도 되고, 차로 3시간 반 거리로 줄여져서 진짜 행복해요!! 거기다 제가 가는게 아니라 차가 가는거잖아요^^ 힘들거 하나도 없죠 ^^"
라시던 ..ㅎㅎㅎ 그렇게 스윗하신분.

여기 간다니까 진심 J도 회사사람들도 J가족들도 다들 왜가냐고 거기 뭐있냐며 놀랐는데 ㅋㅋㅋㅋㅋ
난 언니만 보러 간거라 진짜 결론적으론 너무 충전을 많이 받고왔다

가서 뭐 딱히 한건 없고 학교 좀 보고 (언니가 박사생이신데 연구교수님이 우리학교에 있다 이동하면서 같이 가심)
계속 수다수다수다
언니랑 우리동네 같이 왔던 대만인 동기도 오랜만에 보고
언니는 남편이라도 있지, 얘는 정말 심심하겠더라..ㅠㅠ 
둘다 어서 탈출하겠다고..ㅋㅋㅋ

어어어어엄청 수다 마라톤을 펼치며
도착해서 점심은 동네 중국집에서 완전 맛있는 연근 치킨 볶음과 마라샹궈를 먹고 
저녁은 돼지고기를 자주 못먹는 날 위해 삼겹살에 김치찌개까지 해주시고ㅠㅠㅠㅠ
다음날 점심은 동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먹고
너무 좋았다

언니 결혼식을 정말 친한 사람들만 모아 작년에 하와이에서 했는데 
그때 나는 돈도 마일도 없어 못갔는데 
남편분이 앨범을 만들어 이리저리 코멘트를 달아놨는데 너무 귀여웠다.ㅋㅋㅋ 
예를 들면 드레스 시착 사진엔 1번 이쁨 2번 무척 예쁨 3번 몹시 이쁨..ㅋㅋㅋㅋ 
다들 편지를 쓰고 읽은 피로연도 있었고, 그때 그 편지들도 다 끼워놨는데 
사진을 보고 편지를 읽으니 못간게 너무 미안했다.
결혼식 전 만날 기회가 있었어서 나도 카드에 축의금도 드렸는데, 그 카드도 끼워져있어서 못간게 더 미안했다. 

나도 미국 중부 출신인데, 거긴 날씨가 덥고 건조해서 몰랐는데..
여기는......... 덥고 습하다..........
지금 우리동네는 쌀쌀한데 여기는 섭씨 30도에 육박....... 거기다 습해.....
그래서......... 언니가 얘기안해준건데..
언니네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자마자 벽에..
..........
도마뱀이...............
물론 손가락 두마디만한거였는데.. 너무 놀랐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 동남아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세상에 
미국에서 도마뱀은 또 처음봤다...;;
너무 아무렇지않게 여기 도마뱀이랑 바퀴벌레 천지라고 대답하는 언니...
... 신세계였다.

도마뱀들을 뒤로 하고 짧은 만남을 마치고
공항에서 빠이빠이 하고 들어왔는데 가방을 보래서 보니까
편지랑 돈이 들어있었다.
나 진짜 마일리지 써서 한푼도 안들이고 왔는데 뭘 또 돈을 주시며,
편지 내용은......... 읽고 공항에서 펑펑 울었다.
자랑하고 싶으니까 적어야지.
(이거 보면 언니가 블로그 하는걸 알게되겠지만............... 언니는 이런데 모르실듯^^;;)

"숭아야,
먼 길 오느라 너무 수고했다. 더 큰 도시에서 만났으면 훨씬 덜 미안했을텐데 너를 여기서 보게 되어 미안함과 고마움이 폭발한다 ㅋㅋ. 도마뱀이라도 보여줘서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없는 여기까지 와줘서 정말 고마워. 
너와 처음 만난 지 벌써 5년째 들어서는 해다. 처음 만났을때 쨍!한 금발에 (그때의 나는 단발을 셀프탈색으로 4번을 얼룩덜룩하게 했었다..) 배실배실 웃는 너를 보고 '특별한 친구군'이라고 생각했는데 첫 인상처럼 너는 내게 특별한 친구가 됬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살아볼까 하면서 열심히 사는 너를 보면서 늘 많이 배우고, 마음 먹은 일을 실행에 곧잘 옮기는 너를 보면서 또 많은걸 느낀다. 한번 정을 준 사람들에겐 강아지처럼 충성한 친구가 되는 네가 너무나 예쁘고, 요즘 J로 인해 안정적이고 행복해하는 너를 보면서 다행이고 기뻐. 아이고 쓸 자리 없다. 사.. 사랑.. (하트) 우리 오랫동안 좋은 친구가 되자. 더 행복해져라! 고마워"

이 편지를 읽으며 인생 참 헛살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정말 인생은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만 신경쓰기도 짧다는 생각과
뭔가 마음이 정화되고 충전되는 느낌을 받으며 몽실몽실해졌다
너무나 행복해졌다 
언니 고마워요... ㅠㅠㅠㅠ

그리고 먼길을 날아 밤 11시반에 공항에 도착하니 J가 강아지와 나와있었고
집에 가니...
엄청난 청소와 함께 벽에 그림도 몇개 열심히 달아놨는데
난 인테리어에 정말 관심이 없는데 그림 몇개 달았다고 집 분위기가 확 달라져서 깜짝 놀랐다.
그러곤 오늘 점심도 준비해놨다며, 샐러드랑, 나 졸릴까봐 초콜렛 코팅된 커피콩을 스낵으로 깨알같이 싸줬는데 
참...........
나 정말 복받은 사람이구나.
사소한거에 얽매이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야겠다.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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