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연애의 기록들

(댓글이 또 앱으로 안달려서... 후. 조만간 답글 달겠습니다)

오늘은 원래 우리 결혼식 날이었다
조금 슬펐지만 기분 좋은 하루였다
친구들과 수다떨고 하루종일 쇼핑하고
원하던 웨딩슈즈가 딱 하나 내 사이즈 남아서 좀 무리했지만 사고
날씨도 좋고 즐거운 하루였다

오면서 생각했다
죽고싶지 않다고
가진게 많아서 잃을게 많아서
남편과 떨어지기 싫어서
강아지 고양이와 떨어지기 싫어서
죽고싶지 않아 절대

그러고 간만에 화장도 하고 좀 차려입은 몰골이라 엄마에게 페이스톡을 걸었는데
외할아버지가 며칠전에 병원에 실려가셨다고
호흡이 안되셨다고
이런일이 언제 또 일어날지 모르겠다고 엄마가 눈물을훔치는데
웬지 그 뉘앙스가 할아버지가 언제든 돌아가실거같단 뉘앙스였다

아이러니하게 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신지 10+년
할아버지는 그냥 노화와 치매로 병원생활하신지 할머니보단 적은데
할머니는 움직이지도 말도 거의 못하시는데 반해 할아버지는 그래도 대화도 하시는데
이렇게 갑자기 왜....

며칠간 엄마가 얼마나 속상했을지
그리고 난 왜 엄마에게 항상 짐이 되는건지 기댈수있는 나무는 못되는건지
그것도 너무 속상했고
엄마 옆에 있지 못하는것도 슬프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여기 있는걸까

남편과 제작년 할아버지 할머니를 뵀을때 엄마는 할아버지에게 영어로 한 마디를 가르쳤다
그래서 남편이 할아버지를 뵙거나 페이스톡 할때마다 할아버지는 말씀하신다
(영어로 전환하면 앱이 또 꺼지는걸 망각해서 한글로 쓸게요)
“아이 원트 베이비”
그리고 나는 너무 늦어버렸다
이럴줄 알았으면 작년에 그냥 결혼하고 애기도 낳을걸
속상하고 후회된다

사실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친할아버지랑 더 오래 살았는데 친할아버지는 무서운 기억이 더 많아서인가
친할아버지 돌아가셨을땐 솔직히 실감이 안났고 좀 덜 슬펐다
너무 갑작스러웠고 (엄마아빠가 우리에게 숨겼다) 우리 남매는 미국에 있었고 장례식도 못갔으니
외할아버지는 기억은 별로 없지만 나쁜 기억이 없다
그래서 너무 슬프다
이제 나도 슬슬 죽음을 마주하는 나이가 오는건가싶은데
난 준비가 안됐는데
영원히 안될거같은데


덧글

  • rumic71 2021/03/21 17:50 # 답글

    열심히 살아야죠...꼭 살아야죠. (이건 한달 사이에 지인을 둘이나 떠나보낸 제 스스로에게도 하는 말입니다)
  • 붕숭아 2021/03/31 03:20 #

    ㅠㅠㅠㅠ그런 힘든 일이 있으셨다니.. 고인들의 명복을 빌어요..
    그리고 rumic71님도 더욱 힘내서, 열심히 살아가시길 바래요!
    자주 뵈어요 :)
  • 2021/03/24 22:4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1/03/31 03:2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