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vs 자녀 붕숭아주니어

이글루에 올라오는 글이 워낙 없다보니
네이버 블로그를 눈팅하는데,
어떤 분이 결혼한지 2년도 안되서 남편분이 40도 안됐는데 암 4기로 투병하시다 돌아가셨다.
알고 지내던 분도 아니고 내가 뭐 힘이 되겠나 싶어 댓글도 안달았지만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난 저렇게 강할 수 없다.

예전부터 누누히 말해왔는데, 나는 남편이 죽으면 같이 죽을거다..
남편 없는 삶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멍청한 생각이라고 약해빠졌다고 하겠지만, 나를 온전히 받아주고 사랑해주고 다시 태어나게 한건 남편인걸.
그래서 내 소원은 무조건 내가 먼저 죽는거다.
그정도로 남편 없이 혼자 남겨지는게 너무나 싫다.
물론, 남편이 뭔가 정떨어질 짓을 하면 단칼에 학을 떼고 이혼하겠지만.ㅎ

남편에게 저분얘기를 해주면서, 나는 저렇게 강할수가 없다고, 당신에게 저런일이 생기면 나도 따라죽을거라니까
우리 밋볼이는 어떡하냐그런다.
아직 내가 모성애가 없는걸까, 난 그래도 여전히 남편 따라갈거같다.
나는 남편이랑 결혼했고, 검은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살기로 했고, till death do us apart로 영원히 함께하기로 약속했다.
자녀는, 부수적인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부모가 자녀를 위한 희생은 적당히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로 닥치면 나도 아마 나를 희생하겠지만)
밋볼이 생긴걸 알게 된 지 얼마 후,
남편은 우리가 이사를 자주 하지 않았음 좋겠다고, 밋볼이가 친구를 사귀고 정착했을 때 굳이 이사다니면서 혼란을 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나는 반대했다.
그 이사가 남편 혹은 내 꿈을 위한거고 하고싶은 일 때문에 그런거라면, 그정도 희생은 애가 해야한다고.
나는 애를 위해 희생만 하는 부모가 되기 싫다고.
그런 희생은 알게 모르게 애한테도 부담을 지우고, 어느새 부모도 "내가 널 위해 이렇게 많은걸 희생했는데" 라는 보상심리가 생긴다.
그래서 나는 나를 잃어버리는 엄마가 되고싶진 않다.
쉬운게 아니겠지.. 입덧도 토덧도 아니면서도 이미 나를 너무나 많이 잃어버린걸;;;
그래도, 그런 엄마가 되고싶다.

물론 애기가 태어나면 생각이 바뀌겠지, 적어도 죽음에 있어서는.
그리고 애 키우면서 투닥투닥하다보면 남편과 원수가 될지도?ㅋㅋㅋㅋㅋ

어찌됐든,
그 분이 이젠 하늘에선 평안하시길..
남은 분도 강하시니까, 잘 추스리고 강인하게 살아가시길..
마음이 너무 아프다.

덧글

  • rumic71 2021/05/06 06:24 # 답글

    떠나신 분의 명복을 빕니다. 저희 아버님도 암투병을 하셨기에 남의 일 같지 않군요.
  • 붕숭아 2021/05/07 22:11 #

    ㅠㅠ.. 암이라는게 정말 말을 안해서 그렇지, 모든 가족에 하나씩은 있는 느낌..?
    너무 무서운 병이예요 정말..
    아버님도 아프지 않고 편안하시길 바래요..
  • 라비안로즈 2021/05/07 21:42 # 답글

    고인의 명봅을 빕니다.

    저희는 우리들의 꿈 때문에 여기저기 떠돌았던 사람인데요.. 6살까지는 이사다니며 노는걸 좋아하더라구요. 친구의 의미를 알고 의식이 되는 나이가 되니까 힘들어하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는 강제로 6년에서 8년은 지금 지역에 붙어있어야만 합니다..

    도리어 여러 경치를 보여주고 하는게 좋긴 하더라구요. 스스로의 힘을 믿어야겠죠.
  • 붕숭아 2021/05/07 22:12 #

    사실 저는 제가 어릴때 이사를 정말 많이 다니기도 했고,
    제가 염세주의자(?)가 되서일까요.ㅋㅋㅋ
    저는 사람을 좋아해서 이사를 그렇게 다녔어도 초딩때 친구들이랑도 아직도 연락을 하는 사이인데요,
    결국은 자라면서 사는 환경, 직업 이런게 달라지면서 소원해지더라고요..
    저는 정말 이 친구들이랑은 영원히 친구로 지낼거라 생각했는데,
    그 안에서도 열등감 이런게 생기면서 결국 멀어져버렸어요.ㅎ
    그래서 더 친구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져 그런거 같기도요 ^^;;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