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전쟁 가감없는 결혼생활

얼른 부부 생활에 대한 카테고리를 만들어야하는데ㅋㅋ

이글루를 만들때쯤 생각한건
사람들은 블로그나 인스타에 너무 좋은거만 올린다는거
그래서 나는 이글루를 만들며 매우 솔직해지겠다 생각했었다
아직도 싸운 얘기를 올리긴 내얼굴에 침뱉기같고 민망하고, 물론 나를 아는 사람들한텐 절대 이런 얘길 못하지만
이글루니까 쓰는 글 ㅋㅋ

1.
오래된 우리집은 또 배수 문제가 시작되는데,
몇주전 빨래하고 물이 안빠지는데 하수구를 치우니 좀 나아짐
그래서 별일 아니려니 했는데 엊그제부턴 1층 화장실 변기와 싱크와 부엌 싱크 물이 안내려가기 시작

남편은 당연히 자기가 고쳐보겠다 했고
이때까지 그래도 남편이 성공적으로 잘 해왔기에 그리고 뭐 안되면 플러머 부르면 되니까 한가로운 마음으로 냅둠
이때까진 심지어 아 참 나도 여유가 많이 생겼구나 이글루에 이런 나의 변화와 성장(?) 글이나 쓸까 하고 여유부리던 참 ㅋㅋ

2.
밤늦게까지 계속되는 작업
그리고 물을 못쓰니 임신한 나는 화장실도 자주 가야하고 씻고싶은데 못씻으니 짜증이 좀 남
그래도 계속 냅두고 도와주려고 노력함

그러다..
지하실 싱크 배수구 파이프에 전용 뚫어뻥을 써보겠다며 배수구를 힘으로 억지로 열어서 이걸 다시 끼워도 물이 새는 현상이 발생.
현재 물을 쓰면 물이 역류해서 지하실 싱크부터 차는데 여기에 물이 안모이고 새면 지하실 침수상황이라 진짜 최악.
그래서 물을 리얼로 못쓰게되고 여기서부터 나는 짜증.
이걸 안뜯었음 됐는데 굳이 뜯어서.

일단 대충 마무리하고 올라와서 참다참다 짜증 내는 순간 남편도 폭발해서 대판 싸움.
난 그냥 “아 내일까지 물 어떻게 안쓰고 참아 나 화장실은 어떻게 가” 라고 했는데
남편은 몇시간 일하고 괜히 자기가 저거 뜯어서 일 커진게 짜증나서 나한테 소리지르기 시작.
(스윗한 내남편에게도 이런 면모가 있으니, 특히 뭔가 조립하거나 고칠때 맘대로 안되면 좀 많이 화냄)
나는 남편이 하고싶은대로 뒀고 도와주기까지 했고 말 한마디 한거에 나한테 저렇게 소리지르는거에 어이가 없어서 울면서 1층 내려가서 문자로 쏴붙임

3.
문자로 쏴붙이자마자 남편이 미안하다고 너무 피곤했고 자기도 속상했다고 그래도 내가 좀만 더 자길 믿어주길 바랬다고 하는데
도대체 내가 뭘 잘못해서 저런 소리지르는거까지 들어야하나해서 너무 서러워서 진짜 엉엉엉 울었다
한 한시간을

남편은 내려와서 안절부절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난 필요없다고 올라가라고 올려보내고
엄마 보고싶고 어디다 말할데도 없고 너무 서운해서 진짜 악지르면서 울었다
울고나니 아랫배가 아파서 애기한테 너무 미안했다
그렇게 울고 1층 소파에서 자고 일어나서

4.
남편은 눈뜨자마자 고칠거 사러 홈디포 다녀오고
미안하다고 또 사과했지만 내가 안받아주고
한 두시간 뚝딱거리더니 결국 플러머 불렀다

뭐 그냥 단순 수도관 막힘이었고 남편이 거의 다 해결했는데 밖에서 안으로 하는 법을 몰라서 해결 못했던듯 ㅠㅠ
한시간 일하고 500불(!!!!!)주고 가정의 평화를 샀다
(이직할까 미국 인건비 정말ㅋㅋ..)
그새에도 남편은 물론 계속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빌고 나는 여전히 서운하고.

5.
그렇게 고치고 가정의 평화를 일단 사고 나니
일단 돈으로 고쳐지는 문제라 다행이고
생각해보니 나도 남편한테 끝까지 그냥 괜찮다고 이때까지 노력해줘서 고맙다고 했음 될걸
안그래도 스트레스 받았을 남편한테 기름부은건 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남편이 하루종일 미안하다고 하는거 안받아주다 저녁에 받아주고 나도 미안하다했다

6.
결혼생활은 이런거같다
양보와 져주는거
만약 내가 남편이 고쳐주는게 너무 당연했다면
아직도 크게 싸우고 있었겠지
모쪼록 앞으론 나도 더더욱 여유가 생겼으면
조금만 더 여유와 믿음을 가지길

물론 그전에 집이 고장안났으면..
연세에 비해 아주 건강한 집이지만 좀만 더 건강해주겠니..?


덧글

  • blue snow 2021/07/12 00:49 # 답글

    저도 오늘 어묵땜에 빡쳤었는데...ㅋㅋㅋㅋ정말 하찮of하찮은 것.....이라 ....내가 대체 왜이런것 때문에 짜증났는가
    ...한참 생각하고 결국 날씨가 더워서 그런걸류 돌렸어요.
    너무 착한 남편은 그냥 헤헤 웃고 말고.ㅠㅠㅠ자괴감이 들길래 안그래도 빠른데 더 재빨리 반성하고 더 쓰다듬어줬슴당...부부싸움 칼로 물베기라는 말 공감돼요. ㅋㅋ 뭔가.. 되게 보다보면 애잔해지더라구요..ㅋㅋㅋ이게 견고해지는 사랑인건지..아무튼 숭아님 임신하셨음에도 넘무
    인내심있게 잘 대처하시고 지내시는 계신것 같아요. 리스펙...!!!
  • 붕숭아 2021/07/12 23:40 #

    ㅠㅠ blue snow님이 여름마다 고생하시는걸 본지 어언 대략 3년차..!
    (헐 생각해보니 우리 이글루 인연이 그렇게 오래됐어요!)
    그정도는 남편님이 더 잘 아셔야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같이 살수록 뭔가 타협점이 잘 찾아지는거같아요,
    저도 제가 좀 꺾이는게 보이고요.
    blue snow님도 두분이 잘 맞으시니까 그렇게 칼로 물베기인거죠! 진짜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인가봐요 ㅋㅋㅋ
  • 2021/07/12 12:5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1/07/12 23:4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21/07/12 22:2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1/07/12 23:4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21/07/15 10:4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1/07/16 22:1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라비안로즈 2021/07/22 15:30 # 답글

    임신중엔 이것도 저것도 다 힘들어지죠.. 고생하셨어요...
    그나저나 한시간 일했는데 500불이라니... 진짜 인건비 무엇이네요.. ㄷㄷ
  • 붕숭아 2021/07/22 23:54 #

    원래도 예민했지만 더 예민해지는건..ㅋㅋㅋ

    미국 인건비가 좀 그래요.. 그래서 대학 진학률이 최근에야 높아진거 같기도 하고,
    대학 안나와도 먹고 살수 있는 이유가 이거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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